북한, 이산가족 연계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남측 안 받자 "더 회담할 필요 없다"

중앙일보

입력

남북 당국회담이 12일 결국 합의 없이 결렬됐다. 남북은 이틀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회담을 열었지만 다음 회담 날짜도 잡지 못한채 회담을 종료했다. 회담 결렬 원인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대한 입장 차이다.

북측은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시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했으나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성격이 다르므로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이 개성공단 현지 브리핑에서 밝혔다. 남측은 대신 관광객 신변 안전과 사고 재발 방지 및 재산권 회복 등을 요구하면서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를 북한이 거부하면서 회담은 결렬됐다.

북측 전종수 수석대표는 12일 오후 6시20분 수석대표 접촉을 요구해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며 “더 이상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마지막 수석대표 접촉은 5분 만에 끝났다.

남측은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ㆍ15 경축사에서 처음 제안했던 환경ㆍ민생ㆍ문화 등 3대 통로 개설▶DMZ 세계 생태평화공원 조성▶개성공단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문제 등을 집중 제기했다. 황 차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8ㆍ25 합의를 이행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입장에서 원칙을 견지하면서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였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남북이 1박을 해가며 회담을 이틀째 이어갔으나 결국 다음 회담 날짜도 합의하지 못한 채 남북 대표단은 개성에서 12일 오후 9시30분경 철수했다.

개성=공동취재단,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