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서 수소폭탄 원료 획득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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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수소폭탄의 원료가 되는 3중 수소(tritium)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핵 군축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5일(현지시간) 영변 핵시설의 최신 위성 사진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5㎿급 원자로에 방사선 조사 채널(irradiation channel)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중 하나가 3중 수소”라고 밝혔다.

 미국의 북핵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북한이 이번에 제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도 3중 수소를 획득하기 위한 추가적 지하 핵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소형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했다.

 수소폭탄을 개발할 때는 3중 수소나 중수소보다 리튬 화학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국·중국에서는 첨단기술과 많은 비용을 들여 3중 수소를 이용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ISIS는 북한이 3중 수소를 획득하려는 이유에 대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만을 사용했을 때보다 폭발력이 커지도록 핵무기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과학계에서는 북한이 아직 기술적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이번 주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ISIS는 “1970년대부터 북한이 보유해 온 방사성 동위원소 분리시설의 운영 상태는 알 수 없다”며 “새로운 대체시설을 건설 중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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