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꾀어내 엽기폭행 성적학대한 10대 여고생들

중앙일보

입력

10대 여고생이 포함된 일당이 지적장애인을 꾀어내 돈을 빼앗으려다 실패하자 감금한 뒤 엽기적인 폭행과 성적 학대를 일삼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피해자는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은 뒤 현재까지도 각종 휴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20일 수원지검 평택지청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여고생 박모(17)ㆍ김모(17)양과 김모(19)군 등 5명은 지난 5월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강도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 4월 25일 오후 11시쯤 평소 알고 지내던 송모(20ㆍ지적장애 3급)씨를 평택시내 한 아파트단지 정자로 불러냈다. 송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로 공모한 이들은 송군에게 집중적으로 술을 먹였다.

몇시간 뒤 송씨가 취한 상태에서 김양에게 관심을 보였고, 김양은 송씨를 모텔로 유인했다. 10여 분 뒤 나머지 일행이 모텔로 들어가 송씨와 김양이 누워 있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원조교제를 했다”고 협박하며 1000만원을 요구했다.

송씨가 이를 거절하자 감금과 엽기 폭행, 성적 학대 등이 시작됐다. 이들은 송씨의 옷을 모두 벗긴 뒤 머리빗이나 옷걸이 등으로 성기를 때리거나 항문에 칫솔을 넣기도 했다. 커피잔에 침을 뱉고 담뱃재를 넣어 마시게 하기도 했다.

이들은 송씨가 폭행에 못이겨 실신하자 담뱃불로 송씨의 팔을 지지거나 끓는 물을 배 주변에 부어 성기 등에 화상을 입혔다. 이들이 송씨를 감금 폭행한 시간만 34시간에 달했다.

더욱이 이들은 송씨가 깨어나지 않자 장기 매매업자에게 팔아넘긴다며 송씨를 렌터카에 싣고 다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양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들의 범행은 드러났다.

송씨는 현재 미만성 대뇌 타박상과 외상성 대뇌 경막하출혈, 몸통 2도 화상 등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송군의 아버지는 “어떻게 아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 수 있느냐. 아이가 공포심과 수치심에 시달리고 있다. 각막에 피가 뭉쳐 시각까지 잃게 될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가 엽기적이고 잔혹해 수사 당시 경찰들도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평택=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