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기 수석 "한중 정열경열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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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국제 세미나'에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제안했다. 한중 두 나라 국가발전 전략의 협력과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 세미나는 대외경제연구원과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한중 정부와 학계·경제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주 수석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중 관계가 정열경열(政熱經熱)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구상은 포용성과 개방성을 통해 역내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호 보완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구상의 연계는 앞으로 북한의 변화 수용 시 동북아 안정과 번영을 촉진할 것이며 이러한 협력의 일환으로 동북아개발은행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주도로 설립이 확정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상호 보완해 동북아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자는 취지다. 동북아개발은행은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처음 제안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한국이 주변국 및 국제기관과 함께 은행을 설립해 북한의 경제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궈센강(郭憲綱)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일대일로는 주변국과 정책·기초시설·무역·자금·민심에서의 소통, 즉 5통(通)을 지향하며 과거 실크로드의 지리적 범위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윈윈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준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은 “양 구상 모두 유라시아 지역을 주요 협력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일대일로의 기반시설 연계와 무역 활성화 등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하나의 대륙(물류와 에너지 네트워크 강화)’ 건설 방안과 유사하다”고 전제하고 “현재 양국 정부는 두 구상의 연계 방안을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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