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조건 장영신<애경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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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괄괄한 말솜씨, 활달한 성품, 소박한 옷차림.
지난70년 부군 채몽인씨를 여읜후 그룹을 크게 확장해낸 재계의 여걸 장영신씨(48). 현재모기업인 애경유지와 함께 모두7개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기업은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기업을 단지 지키겠다는 생각만으론 곤란합니다.』
기업은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다. 따라서 미래지향적이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살아남기위해서는 끊임없이 그기업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장은 모든것을 생각하고 알고있어야 합니다』비전은 업계뿐아니라 국제경제동향등을 분석한 크고 작작 자료와 사장나름대로의 관찰에 의해 그때그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장이 되고 나서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하루 1갑반정도의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기업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장사장의 의욕은 넘쳐흘렀다.
심장마비로 졸지에 숨진 남편의 뒤를이어 34세때 애경유지의 총책임자가 된이후 삼경화성 (70년) 애경화학 (79년) 애경셸(82년)등 3개회사를 새로세웠다.
기업의 뻗어나가려는 의지를 유도해나가는 맹렬사장타입이 되다보니 사원들에게 호랑이사장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여자이기때문에 얻는 핸디캡도많다. 어느 모임에 가나 남의 눈에 금방 띄고 퇴근후 직원들과 어울려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기회도 적다. 그러나 이같은 마이너스를 플러스한 가치로 전환시키는 작전을 내세운다.
『여사장이란 희소가치를 이용, 상담에서 상대방에게 인식을 강하게심고 때로는 남성들이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신사도를 활용합니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10명의 이사가 모두 남자들이지만 이같은 대남성관리법에따라 이들을 리더하는데는 조금의 오차도없다. 이사회에서는 말하는 편이아니라 주로 듣는편.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을 내린다.
확장과 비전의 철학은 기업에만 국한되는게 아니라 사회활동에도 그대로 드러나고있다.
현재 전경련이사를 비롯, 민정당후원회 부회장, 새세대육영회이사, 새마을배구중앙연합회회장, 한-미,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위원등 자신도 채 다 헤아리지못하는 외부감투를 쓰고있다.
사생활에 있어서도 확장론을 적용, 『앞으로 결혼할 가능성을 배제하지않는다』는 여운이다. 자년는 3남1녀. 아무래도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다하지못하는 아쉬움있다. 그러나 일요일만은 인자한 어머니의 역할을 다한다는 원칙을 지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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