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제 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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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침내 중공도 컴퓨터시대로 들어갔다.
1초에 1억회의 연산능력을 가진 초고성능 컴퓨터를 만들어낸것이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자료처리분야에서「최초의 획기적 진전」을 이룩했다는 보도다.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중공의 안간힘이 드디어 획득한 성공이다. 그러나「슈퍼 컴퓨터」의 개발로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슈퍼컴퓨터는 대형컴퓨터 기능을 가진 수치해석 전용 컴퓨터를 뜻한다. 일반 컴퓨터와는 달리 오직 고속도가 생명이다.
일반적으로 1초에 5천만회에서 1억5천만회 이상 명령실행이 가능한 것이다. 일반 컴퓨터는 기껏1천회 정도다.
종래 컴퓨터가 종대항렬식처리기능을 가진데 비해 이것은 복수개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벡터방식이다.
작년에 미국 스페리 유니벡사는 시러스를 개발했다. 연산속도는 30밉스. I밉스는 1초에 명령처리1백만회니까 이 기계는 무려 초당 3천만회의 연산능력을 가진 초대형 범용컴퓨터다.
하지만 그건 아직「숫자 먹보」라는 별명을 듣는 클레이 리서치사의 클레이1의 능력을 따르지 못한다. 이 컴퓨터의 연산능력은 1백50밉스. 초당 1억5천만회의 명령처리 능력이다.
그러나 일본의 후지쓰는 작년에 파콤VP200이란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 연산속도는 5백밉스. 초당 5억회. 클레이1보다도 4배나 되는 속도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무성산하 고등연구계획국은 지금의 슈퍼컴퓨터보다 1천배나 빠른 초슈퍼컴퓨터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하면 중공의 컴퓨터는아직 대단한건 아니다. 하지만 중공의 기술개발 저력은 역시 평가할만하다.
작년에 소형컴퓨터 수출을 위해 홍콩에 시노온라인사를 홍콩과 합작으로 개설한 것도 의미깊다.수출뿐 아니라 전자기술 도입의 창구 구실에 목적이 있다.
중공은 20세기말까지 과학기술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다는 원대한목표를 세워놓고있다.
그 목표 아래 정책도 크게변했다. 문화혁명기의 실용적 응용연구로부터 최근엔 이론조사 중심로옮겨갔다.
지난17일엔 중공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과학 기술분야엔 이데올로기의 오염이 있을수 없다」는지침조차 내놓고 있다.
원수폭과 미사일을 독자개발한 중공의 과학기술 저력은 역시 경계할만한 존재가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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