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옴부즈맨 칼럼

일본 도요타 성공 분석기사 실패사례 덧붙여야 객관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도요타가 처음부터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였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까지 세계 5대 자동차 업체에도 들지 못했던 도요타의 성장과정을 돌이켜보면 '소자본 기업'이었던 도요타가 '대자본 기업'인 미국의 자동차 빅3를 추월할 수 있게 한 요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게 된다. 도요타의 성공 요인을 알고자 하는 '도요타 배우기'는 일본 기업들을 넘어 전 세계 기업으로 확산됐으며, 삼성전자.포스코, 그리고 현대자동차 등 국내 유수 업체에서도 역시 도요타와의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역동적인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과 성과를 기반으로 이룩한 도요타의 성공 사례를 비중 있게 보도해 왔다. 그리고 도요타의 회장.부회장.기술개발 책임자.디자인개발 담당자 등 경영진과의 다양한 인터뷰 기사를 통해 성공 요인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중앙일보 보도의 장점은 도요타 성공 사례를 단순하게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비용절감과 품질향상을 강조하는 가이젠(改善) 정신, 철저한 경비절감 운동, 신기술에의 과감한 투자, 능력성과급에 근거한 인사제도, 그리고 안정된 노사관계 등과 같은 도요타 성공 요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도요타와 관련해 중앙일보가 제공한 정보들은 '소자본 기업'인 도요타가 효율적인 기업 관리를 통해 '대자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 성공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에 자극과 희망을 동시에 심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도요타 생산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취재한 기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 중앙일보가 지난 1년간 보도한 도요타 관련 기사들 중 비판적 내용을 소개한 기사는 6월 17일 게재된 "도요타식 분쟁 해법"이 유일하다. 실제 도요타의 가이젠 정신에 나타나 있듯이 현재의 도요타 생산방식은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라 완벽을 향해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요타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도요타 배우기'를 통해 도요타 생산방식을 이식하려는 외국 업체들이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도요타 생산방식 이식의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다는 경험적 사실은 '도요타 배우기'가 결코 쉬운 학습과정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도요타의 성공 요인에 대한 기사와 함께 실패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도요타 생산방식을 구축해 오는 과정에서 도요타가 직면했던 다양한 문제와 비판의 내용이 무엇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 보도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중앙일보가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