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목숨을 건 폭로 : IS 실상 보도한 시리아 운동가 독점 인터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IS 본거지인 시리아 북부 도시 라카에서 비밀리에 운영 중인 운동단체 설립자 중 한 명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독점 개인 인터뷰에서 목숨을 걸고 IS의 실상을 폭로하려는 자신들의 노력을 밝힌다. - 프로듀서 림 마쿨

2014년 시리아 라카.

“IS를 타도하라”

IS에 반대하는 시리아 운동가들은 지하디스트들의 본거지인 라카에서의 삶을 비밀리에 촬영?기록한다. 운동가 중 한 명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독점 개인 인터뷰에서 라카가 어떤 곳인지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목숨을 거는지 밝힌다.


평범한 젊은 사내라면 술집에 가거나 여자를 만나 연애할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IS를 폭로할까

어떻게 하면 세계가 이 도시를 주목하게 만들까 하는 생각 뿐이다.

IS의 본거지인 라카에서 운동가가 된다는 것,

IS가 나를 죽음으로 몰고갈 것이란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지난 1년간

아부 이브라힘 라카이가 했던 일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 중 하나였다.

그는 ‘라카가 조용히 도륙되고 있다(RBSS)’는 이름의 단체 설립자 중 한 명이다.

그는 15명의 다른 운동가들과 함께 지난 한 해 동안

비밀리에 라카의 혹독한 현실을 기록해왔다.

우리는 우리의 한마디가 IS의 총알 한 발만큼 위력있다고 믿는다.

현재 안전하게 시리아에서 빠져나온 이브라힘은 WSJ과 인터뷰했다.

그의 생애 첫 개인 인터뷰다.

그는 가족과 지금도 라카에서 활동하는 동료 운동가들의 안전을 위해

신원을 공개하지 않을 것과 음성 변조를 요청했다.

실명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브라힘에 따르면 IS는 라카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골목골목 종교경찰 차량이 없는 곳이 없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하고

가슴이 짓눌린 듯한 기분이 든다.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카메라를 사용해 라카의 실상을 담는다.

라카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한다.

IS가 이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얼굴을 가리는 ‘니캅’을 착용하도록 한다는 사실도 포함해서.

운동가들은 다양한 정보제공자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이야기해준다.

형제, 사촌들도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준다.

RBSS는 강제로 IS에 가입한 사람들로부터도 정보를 수집한다.

1월 초 이브라힘은 자신이 IS 전사들에게 들은 소문에 대해 보도했다.

요르단 조종사 마스 알카사스베 중위를 산 채로 화형시켰다는 것이었다.

IS가 화형 장면을 세상에 공개하기 한 달 전의 일이다.

요르단 관영 TV 역시 알카사스베 중위의 처형이

이브라힘이 보도한 그 시점에 이루어졌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브라힘이 하는 일 중 하나는 라카에서 IS의 활동상을 정밀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인질이 처형된 장소를 추적하고

IS 작전 본부가 어디 있는지를 추적해서다.

처형 장면과 끔찍한 그 여파도 카메라에 담는다.

RBSS 운동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알칸사’ 여단이다.

검은 니캅으로 얼굴을 가린 채 주민들을 염탐하는 여자들이다.

누가 IS 첩자이고 누가 아닌지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

알칸사 여단은 이브라힘 같은 사람들을 찾으러 다닌다.

IS는 길에 피를 쏟으라고 주문한다.

첩자를 찾거든 그를 죽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심판당하지 않는다.

자유의 몸이다.

얼마나 좋으냐.

RBSS 운동가들은 IS가 어떻게 10대들을 상대로

폭력적인 삶과 죽음의 방식을 주입하고 훈련시키는지 보도했다.

이 아이들은 IS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IS는 이 아이들에게 무슨 짓이든 시킬 수 있다.

IS가 저 여자, 저 남자를 죽이라고 명령하면

혹은 자살테러를 지시해도 아이들은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할 것이다.

이브라힘 역시 죽을 위기에 놓인 적이 있다.

동료 운동가인 모아타즈가 터키로 도주하던 중 잡혔고

IS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그를 광장에서 처형했다.

이런 일이 생겨도 내가 하는 일과

친구들이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눈물을 닦으며) 죄송하다.

모아타즈의 죽음 때문에 우리는 이 일을 계속한다.

IS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세상에 알릴 것이다.

5분만 쉬었다 할 수 있을까?

다시 의자에 앉은 이브라힘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해보였다.

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들이 이 영상을 볼 것을 안다. 우리를 멈추게 하기 위해 뭐든지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싸운다.

결국 우리가 이길 거라고 믿는다.

(멀리서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목소리)

우리가 지배하는 라카는 천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가 공급한 영상입니다. http: kr.wsj.com 에서 더 많은 비디오를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