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상장하는 대한제강 한 달간 주가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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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1일 신규 상장되는 대한제강 주가를 한달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켜 줄 안전 장치가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증권은 30일 대한제강 주식 21만주를 기관투자가에 초과 배정했다고 밝혔다. 애초 공모를 통해 배정한 물량(140만주)의 15%를 추가로 배정한 것이다. 추가 배정 물량은 삼성증권이 대한제강의 대주주로부터 빌린 주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대한제강 주가가 공모가보다 더 오르면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주가가 내리더라도 삼성증권이 21만주를 공모가의 90% 가격에 사들이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해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은 작다.

특히 삼성증권은 초과 배정을 하면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한달내에 대한제강 주식을 팔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매매가 가능한 물량은 일반투자자가 보유한 28만주뿐이어서 삼성증권이 21만주를 사들이면 사실상 가격이 내리기 어렵다.

주간사인 삼성증권도 손해 볼 일은 없다. 주가가 오르면 삼성증권은 대한제강에게 공모가와 같은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실제 주가는 올랐지만 공모가에 새 주식을 사서 대주주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증권사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주가가 내리면 삼성증권은 이익을 낼 수 있다. 1만7300원(공모가)에 주식을 빌려서 같은 가격을 받고 팔았는데, 한달 뒤 대주주에게 빌린 주식을 돌려줄 때는 이보다 최대 10% 싼 가격에 사서 상환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003년 8월 주간사의 시장 조성(공모후 주가 관리) 의무가 폐지된 후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급락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초과 배정이 활성화되면 조정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공모주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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