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부근 지날 땐 조마조마”|KAL007편피격후 처음김포안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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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소련전투기에 의한 KAL기 피격사건이후 첫뉴욕출발 앵커리지 경유 KAL 007편이 3일상오6시7분 김포공항에 안착했다.피격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747의 이 점보기(기장 이진섭·51)가육중한 동채를 사뿐히 활주로에 굴리며 착륙시키자 탕승객 2백81명(경유승객1백26명)과 승무원 19명등 3백명은 일제히 박수로 무사안착을 축하했다.

<사고기놓쳐 화면한 승객도>
기장 이씨는 기내방송을통해 『송무원전원을 대신해승객여러분의 협조에 감사한다』 고 답례했다.
이번 KAL007편이 비행한 항로는 피격KAL기와 같은 북태평양항로 (NOPAC)이지만 항로번호는 피격기의 R-20 항로보다60마일(l백km)쯤 남쪽인 R-80 항로.
이번 항로는 KAL기피격이후 미연방항공국에서 R-2O항로를 , 잠정 페쇄한데 따른 것이다.
○…승무원들은 내리자마자 『이번 비행이 어느때보다 조심스럽고 긴장됐었다』 고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31일 피격KAL기의 승무원으로 뉴욕에서 앵커리지까지 근무했던 승무원들앵커리지에서 승무원을 교체했기때문에 승무원들중에는 참사를당한 동료와 탑승객들의 얼굴이 지금도 떠올라괴로운 심정이라고했다.
이기장은 『자동조종장치로비행을 했지만 지난번 사고가 뇌리를 떠나지않아 항법장치인 INS와 레이다를 통해 줄곧 항로률 주시했다』 고 말했다.
○…승객들중에는 피격항공기를 타려다 예약을 취소, 불행을 면한 사람도 있었다.
전방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다 81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체계분석학을 공부하기위해 유학갔다가 이날귀국한 육군소령 배종관씨(32) 는 사고기에 타려다짐이 너무 많아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화를 면했다고했다.
배씨의 부인 임씨는 『사고해역을 지날때는 생후 1개윌된 경민양을 꼭 껴안고잠을 청하기도했다』 며 뉴욕공항에서 미국과 일본기자들이 앞으로도 계속KAL기률 타겠느냐고 물어 『사고가 난것은 불행한 일이지안 한국사람인만큼 계속KAL기를 타겠다』 고 답했다는 것.
또 앨라배마에 사는 딸의 초청으로 1년간 미국에갔다가 귀국한 정덕이씨(53· 여· 부산시북구삼악동76)는 『1일 귀국하려했으나 딸이 하루만 더머무르고 가라고해 사고항공기를 타지않은것이 천만다행인것같다』 며 마중나온 아들 오성태씨(22)등 가족들을 얼싸안고 기뻐했다.
○…승객중에는 4일 열리는 제9차 「아시아-대양주산부인과 학술대회」에 참석하기위해 입국한 하버드의대 산부인과 부장 「도널드· 골드스타인」 박사 (51)와 브리그랜병원 산부인과과장 「토머스· 그리피슨」 박사(53)등 2명도 끼어있었다.
『피격지점인 사할린 부근을 지날때 대부분의 탑승객들이 밖을 내다보았고 기내에는 약간의 드릴이 감돌았다』 고 했다.
○…여객기에는 1일 소련전투기의 공격으로 부인과 아들을 잃은 일본인「다께모도」씨 부녀가 동경으로 가기위해 타고있었다.「다께모도」씨는 일본 북해도의 한 대학교수로 1년간 미국의 교환교수로 가있었는데 아내와 아들을 먼저 보냈다가 졸지에 유가족이 됐다. .
여승무원 한청환양(24)은 『1등석 맨뒤쪽에 탄「다께모도」씨 부녀가 김포로오는도궁 계속 술을 마시며 눈물을 홀리는 바람에위로를 하느라 애를 먹었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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