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시민 백만"무언의 시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마닐라=한남규 특파원】고 「베니그노·아키노」씨의 시신이 자택으로부터 장례식이 거행되는 산토도밍고 성당으로 옮겨진 25일아침 1백만명의 필리핀시민들은 시신을 실은 운구차뒤를 따라 거리를 행진했다.
현지 신문·방송들은 경찰이 격렬한 시위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경계태세에 들어갔으며 시위가 격화될 수도 있다는 가정아래 진압준비를 하고있다고 전했다. 「아키노」 씨의 유해가 담긴 관은 적·백·책색의 필리핀국기로 덮여 케손시티교외의 집에서 약2마일 떨어진 산트도밍고 성당으로 옮겨졌다.
「아키노」지지파및 「마르코스 대통령 반대군중들은 이날 상오7시쯤부터 「아키노」씨 자택밖에 운집, 대열을 지어 운구차를 뒤따랐다.
운구는 이날 상오10시 (현지시간 상오9시)부터 시작됐다.
「아키노」씨의 미망인 「코라손」 여사와 5명의 자녀들이 검은 상복차림으로 운구대열에 앞장서 걸어갔으며 거리에는 일손을 놓고 운구행렬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몰려나왔다. 군중들은 『니노이, 니노이』라고 소리치며「아키노」 씨의 죽음을 애도했으며 『싸우자, 싸우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또 『 「니노이」는 우리의 영웅이다. 누가 「니노이」를 죽였는가』, 『「니노이」, 당신은 외롭지 않다』 『국민에게 자유를』 이라고 소리쳤다.
거리에서 군중을 통제하는 경관들은 최소한 50만명이 운구차를 따르고 있으며 또다른 50만시민이 연도에 모여 서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때문에 25일의 마닐라시내 교통은 전면 마비되고 있다.
마닐라시와 케손시티등 필리핀의 수도권인구는 약6백만명이다.
「아키노」 씨의 장례식은 30일 거행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