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다음은 박병호? 미국 언론 "외계인 같은 괴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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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S스포츠 홈페이지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박병호(29·넥센·사진)의 홈런 동영상을 게시했다. 박병호가 지난해 5월 8일 NC전, 6월 10일 삼성전, 8월 15일 두산전에서 터뜨린 홈런 3개를 모은 것이다. 모두 140m 이상을 날아간 초대형 홈런이었다. 이 매체는 박병호의 홈런을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의 작품 『토미노커(tommyknocker)』에 빗댔다. 이 소설은 외계 비행접시에 의해 괴력을 얻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CBS스포츠는 ‘한국에서 (2014년) 52홈런을 때린 박병호가 온다. 그는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의 동료이며 올 시즌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3년간 연속으로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진출을 할 수 있다. 최근 그는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넥센 구단도 박병호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다. 넥센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1년 전부터 지원했다. 선수의 뜻을 존중한다는 명분이 있는 데다, 이적료를 벌어들일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장석 넥센 대표는 “박병호가 강정호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선수가 큰 리그에 진출하는 걸 돕는 게 구단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은 많다. 포지션이 1루수라는 점이 부담이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도 장타력을 갖춘 1루수가 많다. 지금까지 한국인 야수 중 1루수로 미국에 진출한 선수는 최희섭(36·KIA) 뿐이다. 최희섭은 3년간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2002~05년)에서 통산 40홈런을 쳤지만 끝내 자리를 잡지 못했다. 강정호가 미국에 입성할 수 있었던 건 펀치력을 갖춘 ‘미들 인필더’(유격수와 2루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라는 희소성 덕분이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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