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은행에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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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자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은행권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엔 은행권의 특판예금에만 하루 평균 1조원 이상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예금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20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연리 4.5%의 특판 정기예금(1년짜리)에는 이날까지 8000억원이 몰렸다. 하루 평균 수신액이 2000억원에 달한 셈이다. 하나은행이 정기예금과 함께 특판 상품으로 내놓은 연리 3.2~3.5%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에도 나흘 만에 1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이 예금은 이전의 MMDA에 비해 금리가 0.8~1.1%포인트 높다. 우리은행이 23일 판매에 들어간 연4.5% 특판예금에도 하루 동안 184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통 특판상품은 하루에 1000억원 가량 팔리지만 이번에는 2000억원대에 육박했다"며 "고객들이 고금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판매 중인 3000억원 한도의 연4.5% 특판예금은 사흘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12일 특판 예금을 제일 먼저 내놓은 SC제일은행에도 22일까지 6900억원이 들어왔다.

뒤이어 14일 특판 전쟁에 가담한 씨티은행도 21일까지 약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현재 특판예금을 판매 중인 이들 5개 은행의 실적만 합쳐도 하루 평균 1조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도 1억원 이상 1년 정기예금 예치고객에게 연 4.5%의 금리를 적용하는 등 특판 상품을 26일부터 내놓을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특판 기간에 1억원 이상 개인고객에게 연4.5%, 1000만원 이상 개인고객과 3억원 이상 법인고객에겐 연4.35%의 금리를 적용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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