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서 여중생 구하려던 고고생 숨져

중앙일보

입력

저수지에 들어간 여중생을 구하려던 고등학생이 여중생은 구하고 자신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창원서부경찰서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9시50분쯤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 한 저수지에 A(18·고2)군이 숨져 있는 것을 119 구조대가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수영을 하지 못하는 A군은 저수지에 들어간 B(15·중2)양을 밀쳐낸 뒤 3~4m 깊이의 저수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B양은 경찰에서 "나를 물 밖으로 밀쳐냈는데 그 이후엔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B양은 사고 10여 분 전 A군의 동생 C(15·중2)군과의 전화 통화에서 "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다. 저수지에서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C군은 함께 있던 형 A군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함께 2㎞가량 떨어진 저수지로 달려가 물에서 허우적대던 B양을 구하려 했다는 것이다. B양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양이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소동을 벌였다는 주변 얘기를 토대로 학교 폭력이나 왕따 피해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창원=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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