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노부 코야마 내셔널 트러스트 이사장 "옛 건물 살리기는 마음 속 고향 지키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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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68년 문을 연 일본 내셔널 트러스트의 상근 직원은 4명이다. 직원 3명은 월급을 받지만 마사노부 코야마(小山正宣·사진) 이사장은 무급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고위 공무원 출신인 그는 지난해부터 내셔널 트러스트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야스다 대저택을 비롯해 단체가 관리하는 자산은 건물과 철도 등 20여개로 일본 전역에 퍼져 있다. 백 년이 채 되지 않는 근현대 문화유산이 대부분이다.

 - 예산은 어디서 나오나.

 “수입을 늘리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기업과 개인 후원금의 비중이 가장 높고 입장료 수입도 있다. 내셔널 트러스트 재단의 40년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재 관리에 관한 컨설팅을 맡기도 한다.”

 - 어떤 컨설팅을 주로 맡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문화재와 지역 관광을 어떻게 연계시킬지에 관한 문의가 대부분이다. 문화재 보호라는 측면에선 관광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다 보면 보존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셔널 트러스트도 바빠졌다. 단체는 ‘고향의 씨앗’ 프로젝트를 통해 7000만엔(6억4100만원)을 모금해 지진 피해를 입은 미야기(宮城)현과 후쿠시마(福島)현 등에 지원하고 있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대지진 이후 정부 지원이 주민들의 의식주에 집중됐다. 지역적 특색이 남아 있는 건축물이 많은데 문화재 복구에 대한 예산 지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건축물을 되살리는 차원을 넘어 우리 마음 속 고향을 지켜내자는 뜻을 담고 있다.”

도쿄=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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