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련, 비서관 3인방 추궁할 운영위 요구 … 국회 부분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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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정치민주연합이 17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청와대 외압규탄 비상 의원총회’라는 긴 이름이었다.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과 관련,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유와 협박이 진실을 가리려 한다. 청와대는 거짓의 늪에서 빠져나오라”며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는 급락하고 특검 요구는 급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제 대통령의 사과로 끝날 수준을 넘었다”며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국민 모두가 더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일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서관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을 추궁할 수 있는 국회 운영위를 당장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검 도입과 국정 조사는 그 다음 단계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운영위 소집과 청문회 개최는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상임위 법안 심사를 전면 보이콧할 수도 있을 듯한 기세였지만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부담스러웠는지 의총 결론은 ‘부분 파업’이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심의할 법안이 많은 상임위는 열고 다른 상임위는 운영위 개최와 연계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날 잡혔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법안 소위는 예정대로 열렸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는 무산됐다.

 18일로 예정된 법제사법위 개최도 유동적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운영위 소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언젠가는 운영위를 열 수밖에 없겠지만 검찰 수사 발표 전 개최는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눈치작전 속 대표 경선 레이스 시작=내년 2·8 전당대회 이전에 치러질 당 대표 경선 유력 후보인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이 17일 비대위원직에서 동반 사퇴했다.

 문희상 비대위 체제가 꾸려진 지 3개월 만이다. 후임 비대위원으론 국회 부의장인 이석현(5선) 의원, 전대준비위원장인 김성곤(4선) 의원, 당 혁신위원장인 원혜영(4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문 위원장은 당권 도전을 위해 사퇴하는 세 사람을 향해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생각난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스타트를 끊은 사람은 이들이 아닌 ‘486 그룹’의 이인영(재선·서울 구로갑)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친노와 비노의 대결 구도를 깨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세 사람은 출마 선언할 적기를 탐색하고 있다.

 ‘제4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의원은 당초 이날 불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세 사람이 출마 선언을 연기하는 바람에 일단 조금 더 관망하기로 했다. 비노무현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빅3 동반 불출마’ 요구가 일고 있어서다. 노웅래·유성엽 의원 등 ‘빅3 불출마’를 요구하는 그룹은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운동까지 돌입했다. 하지만 ‘빅3’의 동반 불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다수의 관측이다.

서승욱·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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