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찰간부 이웃돕기 성금내라"|「세밑온정사기」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시내 유수기업체를 상대로 관할 경찰서장 또는 수사과장을 사칭하며 『연말불우이웃돕기성금을 내라』고 요구하는 전화가 곳곳에서 잇달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범인은 각기업체 사장실이나 부사장실에 전화를 걸어 관할경찰서 서장 또는 수사과장이라고 말한뒤 「연말을 맞아 관내 불우한 사람들을 도우려 하니 협조해달라』며 『잠시후 부하간부를 보내겠다』고 한뒤 사람을 보내 돈을 받아가는 수법을 쓰고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연말이웃돕기성금을 노린 사기법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에나서 서울중부경찰서관내D물산에 든돈을 받으러 나타났던 유모씨(32·주거부정)를 검거, 배후조직등 범행경위를 추궁중이며 피해기업의 신고를 바라고있다. 경찰은 최근 서울시내 십여개 기업체로부터 신고를 받고 동일범의 소행인지 여부도 캐고있다.
서울저동 D물산기업의 경우 11일상오 11시쯤 회장실에 J서장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회사 유모상무(45)는『40대쯤의 점잖은 남자목소리로 경찰서장을 사칭, 불우이웃돕기성금을 협조해달라고 했다』면서 『부하간부를 보내겠다는 말에 수상한 생각이 들어 회사사정을 핑계대고 사절했다』고 말했다.
13일상오10시쯤 서울수송동 D선박사장실에도 관할경찰서 김모과장을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마침 간부회의중이어서 사장을 바꿔주지 못하자 전화를 받은 강모대리(33)에게 『사장과 잘아는 사이다. 연말 불우이웃성금을 협조받으려한다. 다시 전화하겠다』며 전화를 끊은뒤 다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서울 남대문로 K해운사장실에도 10일 하오2시와 4시등 2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