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 3100원 여성수영복, 5만5000원에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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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가가 3100원인 여성 수영복이 국내에서 17.5배 부풀려진 5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이 15개 공식수입 제품의 수입가와 국내 판매가를 비교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수입가보다 평균 2.1~8.4배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관세청은 한 품목을 가격대별로 2~3개 분위로 세분한 뒤 분위별로 2~3개 제품씩을 선정해 수입가와 국내 판매가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대상 중 최고의 ‘폭리’ 품목은 여성 수영복으로, 판매가가 수입가보다 평균 8.44배 비쌌다. 여성 수영복의 평균 수입가는 4267~6만3459원, 평균 판매가는 4만5000~22만2667원이었다. 특히 수입가가 3100원인 한 제품은 매장 판매가가 수입가의 17.5배인 5만5000원에 달했다.

 향수와 페이스 파우더도 각각 수입가의 7.98배와 6.45배에 팔리고 있었다. 가죽 허리띠는 3.81배, 개 사료 3.78배, 초콜릿·선글라스 3.52배, 여성 청바지 3.44배, 가죽 지갑 3.35배, 손목시계 3.28배, 침낭 3.19배, 헤어드라이어 3.15배, 가죽 핸드백 3.13배, 맥주 2.73배, 디지털카메라 2.07배였다. 같은 품목의 국산품들은 출고가의 1.5~6배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행수입품의 경우에는 공식수입품보다 수입가는 높은 대신 판매가는 대체로 낮았다. 병행수입 가죽 핸드백은 수입가의 1.97배, 가죽 지갑은 2.29배, 손목시계는 2.2배에 팔리고 있었다. 병행수입품은 한국총판 대리점 등 독점 수입업자가 아닌 다른 수입업자들이 다른 경로로 들여와 파는 제품을 말한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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