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상황에 따라 전략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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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주가가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를 할 때 가장 위험한 부분이 바로 즉흥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항상 투자에 대한 원칙을 먼저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산을 운용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바로 재테크의 '리모델링' 과정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을 굴릴 때 가장 좋은 것은 위험이 없으면서 수익이 높은 것인데,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면 사실상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바라기는 어렵다. 그래서 자신이 부담할 수 있는 위험의 정도를 알고 그 범위 안에서 수익을 얻도록 해야 한다. 부담할 수 있는 위험의 정도는 물론 개인의 성향뿐만 아니라 연령별, 또는 자금의 목적별로 다 다르다고 보는 것이 옳다.

어떤 투자자는 "내가 성격상 공격적이라 원금이 손해를 보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아파트 중도금을 내야 하는 등 기간이 정해진 자금이라든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예상해 과도하게 대출받은 돈이라면 일단은 투자를 할 때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나이를 감안해 볼 때에도 노후 자금은 더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러한 모든 것을 감안해 위험자산과 안정자산 등으로 나눠 적당한 한도를 정하고 투자해야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자신의 금융자산 중 50%는 수익률을 최고로 높일 수 있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로 하고 30%는 채권형 상품에, 나머지 20%는 비상금을 위한 현금으로 굴리기로 원칙을 세웠다면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일도 필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주가가 올라 있는 시기에 자산 구성을 점검해 보면 당초의 원칙보다 주식 비중이 높아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주식이 오른다고 더욱 투자 금액을 늘리게 되면 결국은 원래 자신이 세운 원칙을 무시하게 되고 시장의 상황이 나빠질 때 손해가 늘어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 반대로 "나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엔 절대 투자를 할 수 없어"라고 단정짓는 것도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와 수익의 흐름은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게 마련이다. 한 번 투자를 했다고 그대로 두는 것은 투자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상황 변화와 자신의 원칙을 조절해 리모델링을 하려는 자세는 안정된 가계 재무설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박윤옥 외환은행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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