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후텁지근한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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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후텁지근한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풍기를 켜 놓고 자다가 숨지는 사고가 일주일 새 4건이나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오전 5시 55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모 빌라에서 대학생 손모(2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손씨가 평소 건강했으며, 방 안에 선풍기가 켜져 있고 하의만 입고 자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선풍기에 의한 저체온증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에는 오전11시40분께 전주시 완산구 교동 윤모(58.여)씨 집에서 윤씨가 좁은 방 안에, 오전 9시30분께 광주시 북구 오치동 모 아파트 이모(74)씨 집에서 이씨가 거실에 선풍기를 틀고 잠을 자다 변을 당했다.

20일 오전 6시께는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모텔에서 박모(54)씨가 선풍기를 계속 켜 놓고 잠을 자다 숨졌다.

전문의들은 더운 여름철에 선풍기 바람을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오랜 시간 쐬면서 잠을 자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위에 지쳐 이완된 혈관 피부가 잠이 든 상태에서는 조절 능력을 잃으면서 몸 안 수분을 지속적으로 빼앗겨 저체온증 또는 심장마비로 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방문을 닫고 선풍기를 작동할 경우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할 위험도 있다고 했다.

특히 노인이나 호흡기 질환자들은 선풍기를 켜 놓고 자는 것은 금물이다

광주 황준하 내과의원 원장은 "선풍기를 켜야 잠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타이머를 조절하거나 바람을 회전시키고 방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워 잠이 잘 오지 않을 경우에는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한 뒤 잠을 청하는 것도 좋다" 고 덧붙였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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