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연구진, 캡사이신으로 마약중독 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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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캡사이신으로 마약 중독 치료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는 장춘곤(49) 약학과 교수 연구진이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이용해 마약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원리를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몰핀과 같은 마약 중독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약물 중독과 관련된 뇌 부위로 신체의 습관 및 학습을 관장하는 기관인 배측선조체(Ventral Striatum)에서 몰핀 중독이 되면 캡사이신 채널의 양이 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몰핀에 중독된 동물에게 캡사이신채널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길항제를 주입, 몰핀 중독 행동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식품의약품 안전처 등 정부가 추진하는 선도연구지원센터사업(MRC), 일반연구자지원사업에 따른 지원을 받아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뉴로사이코파마콜로지(Neuropsychopharmacology)' 9월 호에 게재됐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이번 실험을 통해 캡사이신으로 특정한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최초로 증명했다"며 "마약 중독의 원리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교수는 "마약중독를 억제할 수 있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약 중독을 완치할 수 있는 혁신적 신약 개발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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