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에 42.195㎞ '감격의 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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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AP=연합] 프로복싱 경기 도중 뇌를 다쳐 한때 사경을 헤맸던 마이클 웟슨(38·영국)이 1주일을 달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수술 후유증으로 아직도 몸의 왼쪽편이 불편한 웟슨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출발한 런던마라톤에 출전, 오전.오후로 나눠 2마일(3.2㎞)씩 한걸음 한걸음 내디딘 끝에 1주일 만인 20일 결승선을 통과했다.

수백명 시민의 박수를 받으며 골인한 웟슨은 "처음부터 레이스를 즐겼고, 갈수록 내가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이것은 또 다른 도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크리스 유뱅크(영국)와의 WBO 수퍼미들급 세계타이틀전에서 강펀치를 맞고 쓰러진 웟슨은 40일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여섯번의 뇌수술 끝에 차츰 회복, 수년간 휠체어 신세를 진 끝에 지금은 천천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나았다. 웟슨은 이날 결승선에서 기다리던 유뱅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눠 지켜보던 시민들을 감동케 했다.

유뱅크는 "12년 전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가 마라톤을 완주해낸 것은 정말 감동적이며 무한한 존경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웟슨은 "이미 유뱅크를 용서했다. 그는 내 복싱 인생이 끝난 곳에 서 있었지만 지금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곳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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