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같이 한바탕 뛰놀고…김장수씨(서울 봉천교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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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비좁은 교실에 어린이들이 빽빽이 낮아 있다. 주의가 산만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며, 괴성 등 …. 휴식시간에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귀가 중 교통사고는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속에 어린이들을 지도하다보면 마음이 항상 분주하고 긴장과 걱정 속에 나날을 보낸다.
더구나 과중한 잔무에 시달리다 보면 언제나 심신이 피곤하다.
수업시간 중 신경질이 나고 속상하는 일이 일어나면 가르치는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나 반성하면서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말을 천천히 하면서 유머 섞인 짤막한 이야기를 해준다. 어린이들과 한바탕 웃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특히 휴식시간이나 체육시간에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어린이들과 같이 뛰놀고 나면 그동안 쌓였던 긴장과 걱정이 말끔히 사라진다.
아침에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집(사당동)에서 1㎞쯤 떨어진 약수터까지 뛰어가서 시원하고 짜릿한 약수를 한두접 마시면 뱃속까지 시원해진다. 새벽공기를 마시며 체조를 한 뒤 집으로 뛰어오면 활력이 솟아나는 것 같다.
과중한 업무가 닥치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안된다 못한다 하고 체념하면 더욱 무기력해지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도전적 자세와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면 쉽게 풀리는 수도 있다.
집에서는 분재를 키우느라 물도 주고 시든 잎도 따주고 가지치기를 하면서 욕구불만을 해소시킨다.
교사들의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때가 방학이다. 방학중에는 야외로 나가 가슴을 펴고 수석감이 될만한 돌이라도 주워 모으면 취미이자 긴장을 푸는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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