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학교 국립 화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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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교부는 최근 문제가 된 선인학원의 운영권을 현 이사 진을 개편한 뒤 그대로 말기는 방안과 함께 이 학원산하 14개 학교를 국립 화하거나 새로운 운영권자룰 물색해 넘겨주는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에 나섰다.
문교당국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사학부조리와 관련, 구속된 이 학원 설립자 백인엽씨가 검찰에서 운영권 일체를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른 것이다.
물론 백씨가 그 같은 의사를 밝혔더라도 이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법률적인 효력을 갖는다.
국립으로 할 경우 지금까지는 그 같은 예가 없었을 뿐 아니라 60여만 평의 방대한 학교부지와 3만5천여 명의 학생을 관리할 막대한 예산강의 어려움이 따른다.
대학의 경우는 국립도 가능하지만, 초·중·고교의 경우 특수목적학교, 예를 들어 사범대부속국교·국악학교·맹-농아학교·기계공고 등을 제외하고는 국립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관례다.
또 사립학교 법 상 학교재정을 국가가 헌납 받았을 때 그 처분은 학교로서 존재할 수 없을 때만 재무부장관이 이를 처분, 국고에 귀속시킬 수 있지만 학생이 있고, 학교기능을 할 수 있을 때는 국가헌납이라도 이를 처분해 딴 목적에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국립으로 운영하거나 재산처분이 불가능할 때 정부는 관선이사를 파견하고 새 이사 진을 구성토록 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다.
지난 76년 성균관대 이사 진이 모두 물러나고 운영권을 국가에 넘겼을 때 문교부는 관선이사 진을 파견한 뒤 3년 만인 79년 학교법인 운영권을 주식회사 봉 명에 넘겨준 일이 있다.
그러나 한 교지 안에 14개학교가 통합 운영돼 왔고 또 별도의 법인 전입 금이 충분하지 않아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선인학원을 이 학원과 관계가 없던 사람이 나타나 맡거나 법인을 나누어 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즉 국립 화 문제는 거의 실현가능성이 없고, 관선이사를 뽑은 뒤 제3의 새 운영자에게 맡기기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교부는 이에 따라 선인학원의 경우 백인엽씨의 잘못된 학원운영을 바로잡고 학교의 교육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 이사 진을 개편해 운영권을 맡도록 할 공산이 크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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