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정보 2700만명 유출한 일당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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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5세 국민 10명중 7명에 달하는 27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는 국내 해커가 중국에서 활동중인 해커에게 입수해 유출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1일 강모(24) 씨 등 국내 해커 6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다른 해커 3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 해커 2명은 인터넷 게임을 하다 알게 된 조선족 알선으로 중국 해커에게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개인정보 2억2450만 건을 넘겨받았다. 경찰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의뢰해 이를 분석한 결과, 중복 피해를 제외한 개인정보 피해자 수는 2700만명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15?65세 연령대 인구 3700만명의 72%에 해당한다. 35~44세 인구 852만명 중 94%(797만명)가 개인정보를 털렸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아이디, 비밀번호, 이메일 주소, 일부 금융계좌 등이다.

강씨 등은 일명 ‘추출기’라는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아이디·비밀번호)를 입력, 사이버머니를 현금화 해 4억원을 챙겼다. 이 돈은 중국 해커들과 나눠 가졌다.

강씨는 또 개인정보 중 5000만 건을 1건당 10?100원을 받고 대출사기범들에게 팔기도 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해 강씨에게 구입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대출사기를 벌여 20억 원을 챙긴 박모 씨 등 35명을 검거한 바 있다. 박씨 등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전산을 조작해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대출약속금액의 10~15%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다.

강씨와 알고 지내는 한 해커는 지난 2월 악성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강씨의 컴퓨터를 원격제어 해킹하는 방법으로 개인정보 1억600만 건을 유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들은 해킹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 다른 해커들이 해킹해 모은 개인정보 등을 또 다시 해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목포=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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