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4 싱크탱크를 가다] 헤리티지 재단은 어떤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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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드민트 이사장(오른쪽)이 박진 전 국회 외교통상 통일위원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채병건 특파원]

헤리티지재단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 싱크탱크다. 기업의 자유,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 튼튼한 안보 등 선명한 ‘정통 보수’를 내걸고 1973년 설립됐다. 81년 연방정부의 인력 감축 등을 주장하며 내놓은 1000쪽 분량의 ‘리더십 지침’ 보고서는 레이건 정부의 운영 방침으로 채택됐다. 2년 후 레이건 정부는 헤리티지재단이 제시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전략방위구상(SDI)’으로 구체화했다. 94년 공화당의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이 ‘작은 정부’를 전면에 내세웠던 ‘미국과의 계약’도 헤리티지재단이 틀을 짰다. 당시 공화당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현재 헤리티지 재단을 이끌고 있는 짐 드민트 이사장은 “튼튼한 경제·사회·안보”를 보수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드민트 이사장은 “우리는 의회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곧바로 우리의 메시지를 전해 보수의 가치가 여론의 지지를 받도록 한다는 점에서 다른 싱크탱크와 차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만드는 보수’가 아니라 ‘움직이는 보수’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상원의원 시절인 2010년 드민트 이사장은 상원에 정통 보수 인사를 당선시키자는 취지로 ‘상원보수기금’을 설립했고,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증세엔 강경 반대해왔다. 드민트 이사장은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으로 옮기기 위해 2012년 12월 의원직에서 물러날 때 “이제 미국의 미래를 위한 싸움에서 내가 역할을 맡아야 할 시점”이라고 선언했다. 드민트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가치를 받아들여 경제를 발전시켰고 많은 사람이 빈곤에서 탈출했다”며 “그런데 미국은 우리가 만들었던 그런 원칙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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