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기업 빚 얻어 갚아|회사채 발행 올 들어 만9천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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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적자 기업들이 빚을 내어 빚을 갚고 있다.
올 들어 자금난이 더욱 가중되어 온 기업들은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9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중에서 1천3백여억원이 빚을 갚기 위한 차환 발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증권 당국에 따르면 지난10월말 현재 기준으로 7천7백93억원의 회사채 1천2백87억5천만원이 차환 발행이어서 16·5%가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지 결과가 됐다.
올 들어 상환기일이 끝나 갚아줘야 할 돈이 모두 1천7백57억6천만원인데 10월말까지만 따져도 74%를 다시 회사채를 그전 발행한 회사채 빚을 갚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들어 더 심해질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 「러시」가 시작된 78년 한해동안의 발행액이 3천억원, 내년에 6천억원이나 되는데 이들 회사채의 상환기간이 대부분 2년이므로 내년부티 기일도래가 몰리게 되어있다. 내년 중에 예상되는 3천억원의 회사채 상환을 기업들이 어떻게 감당해 낼지 지급 보증을 서준 은행쪽에서 더 걱정하고 있다.
더구나 기업들마다 자기 자본을 기준으로 발행 한도가 있어 무턱대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가령 적자가 심한 자동차나 가전업계 등은 자본금의 잠식으로 본래 허용되었던 회사채 발행 한도가 줄어들어 더 발행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생겨날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가전 3사와 자동차 회사가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자금난을 반영, 가장 많이 발행했으며 건설 회사들도 금년 들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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