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읍, 질서는 되찾았지만…|지서·무기고 순순히 인계|거리 청소…상가도 문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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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혼란이 휩쓸었던 사북광업소주변은 25일 해가 뜨면서 평온을 되찾은 가운데 복구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5일상오 덕대광부일부가 다시 농성을 벌여 아직도 어수선한 분위기는 남아있으나 대부분의 광부들은 경찰·광업소직원들과 함께 부서진 사북지서·광업소사무실·시가지를 말끔히 치우고 정상업무에 들어갔으며 상인들도 하나씩 가게문을 열기 시작했다.
어제까지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던 광부들은 빗자루와 망치를 들고 부서진 건물과 기물들을 고치며 밝은 표정들이었다.
복구작업을 펴면서 과격한 행동에대해 자성하는 광부들도 많았다. 사북읍내국민학교, 중·고교도 모두 정상수업을 하고있다.
또 현지에는 서울에서 정부·정당·노동계 관계자들이 도착해 광부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새아침맞은 사북읍>
사태수습후 첫날인 25일 사북읍시가지는 활짝갠 날씨에 모처럼 활기찬 모습이었다.
24일까지 문울 닫았던 많은 가게들이 일찍부터 문을 열고 청소차와 인부들이 길거리를 바쁘게 움직였다.
24일하오까지 길가 이곳저곳에 10∼30여명씩 모여 웅성거리던 광부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등교길학생들의 밝은 얼굴들이 거리를 메웠다.
그러나 귀금속상과 규모가 큰 전자·화장품대리점등은 여전히 「셔터」를 내린채 주인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바깥사정을 살피고 있었다.

<복구되는 광업소>
광부들이 농성을 벌였던 동원탄좌에는 간부사택동의 유리창이 모두 깨진채 건물안에 있던 책상·「소퍼」등 집기들이 바깥으로 던져져 불탄채 있었으나 25일아침부터 주차장에 세워둔 「덤프·트럭」에는 5∼6명의 운전기사들이 나와 차안의 유리조각을 쓸어내고 시동을 걸어 보며 점검하는 등 복구작업이 시작됐다.
광업소안에는 24일하오6시쯤 광장에 모여 서성거리던 광부와 가족3백여명이 모두 귀가해 불안한 분위기는 찾기 힘들었다.
광업소무기고에만 광업소동원계장 유선구(48)·방호계장 차상규(46) 씨등이 나와 청원경찰 3명과 경비원5명을 인솔, 모닥불을 피우고 밤을 세워 무기고를 지켰다.
방호계장 차씨는 『방송시설이 파손돼 직원들에게 출근통보를 할수가 없다』고 안타까와했다. 임시취재반 ▲사회부=홍성호·조광희·탁경명·권일 ▲정치부=김현일 ▲사진부=양영훈·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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