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한국기원 총재 국제바둑연맹 회장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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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한국기원 총재(사진)가 국제바둑연맹(International Go Federation, 약칭 IGF) 제11대 회장에 선출됐다. 홍 총재는 5일 경북 경주시 호텔현대경주에서 열린 제35회 국제바둑연맹 이사회에서 제11대 IGF 회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같은 날 열린 IGF 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앞으로 2년 동안 IGF를 이끌게 됐다. 한국인이 IGF 회장에 선임된 것은 IGF 32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의 IGF 회장 선임은 세계 바둑계에서 한국의 비중이 커졌음을 반영한 것이다. 세계 바둑계에선 지난 10여 년 동안 일본 바둑계의 침체로 일본의 역할이 줄어들고 한국과 중국의 역할은 커졌다.

홍 신임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세계 바둑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회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바둑의 국제적 외연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2년 3월 창설된 IGF는 현재 74개 국가협회와 4개 단체(세계페어바둑협회ㆍ유럽바둑연맹ㆍ응창기바둑교육기금회ㆍ이베로아메리카바둑협회)를 회원으로 둔 세계 바둑계 최대의 정책기구다. 올해부터 한국기원 총재와 사단법인 대한바둑협회 회장으로 국내 바둑계를 이끌고 있는 홍 회장은 2005년 주미 한국대사를 지내고 현재 중앙일보와 JTBC 대표이사 회장이다.

앞으로 IGF를 이끌어가야 할 홍 회장의 책무는 무겁다. 지난해 미국에서, 올해엔 유럽에서 프로기사 제도가 처음 생기는 등 세계 바둑계는 변화하고 있다. 또 한ㆍ중ㆍ일 간에 서로 다른 바둑 규칙을 조정하는 일이나 바둑의 공교육 진입 문제 등 할 일도 산적해 있다.

4일 열린 한ㆍ중ㆍ일 3국 기원(棋院) 회의에서는 바둑을 공교육에 포함시키기 위한 3국의 협조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 한국은 2개 대학에 바둑학과가 있고, 중국 베이징시는 올가을부터 바둑을 초등학교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했다.

세계대회 일정도 논의됐다. 한국의 삼성화재배ㆍ중국의 바이링(百靈)배 등 한 해 동안 열리는 세계대회가 20개에 가까워 국가 간 협조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를 기하기로 했다.

경주=문용직 객원 기자 moon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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