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원형 또렷한 기와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금까지 원형 고증이 안되고 있던 강릉 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놀이 관노가면극의 가면형태를 정확히 알려주는 인면와당 2개가 발견돼 원형 재현이 가능케 됐다.
강원도 문화재위원 이춘영씨 (작) 가 지난25일 명주군 강동면 안인진리에 있는 조선조시대에 삼의 벼슬을 한 지봉 김몽호의 묘소 재실 지붕에서 발견한 이기와는 관노가면극의 5개 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소매 각시탈」 (소무각씨)과 「시시딱딱이」탈로 양볼과 이마에 연지자국까지 담긴 정교한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있다.
특히 찰흙으로 구워 만든 가로30㎝, 세로25㎝, 두께2㎝의 기와 앞면에는 『강희삼십삼년 와장정룡모』 란 명문까지 새겨져있어 이 기와는 조선 왕조 숙종20년(1694년) 에 제작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 위원이 인면기와 형태를 「관노 가면탈」의 원형으로 단정하는 것은 기와 제작 당시는 강릉 단오놀이의 번창과 함께 양반계급의 비행을 풍자한 관노가면극이 가장 성행됐다는 문헌상의 기록과 부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릉 단오제는 예부터 풍년과 풍어는 물론 재앙을 물리쳐 주민들의 무사 안녕을 내린다는 일종의 토속 신앙적인 유래를 지녀 단오제의 핵심인 관노가면극의 탈 모습을 묘소 재실의 호신상으로 선택했을 것이라는 것.
김몽호 (1557년∼1637년) 는 조선왕초 현종 때 공조 참의를 지낸 사람으로 말년에 고향인 강릉에 낙향, 후배양성에 전력했고 세상을 떠난 후 손자인 김상철이 조부의 후덕을 추모하기 위해 현재의 안인진리 묘소에 재실을 건립했는데 인면기와는 지붕꼭대기 양쪽에 마주 세워져있다.
신사시대 무천의식에 유래한 강릉 단오제는 관노가면극 등 민속놀이와 12거리굿을 포함한 전국 제일의 민속제전으로 지난67년 중요 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점, 보존되고 있다.
한편 이위원은 『이번에 인면와당이 발견됨으로써 가면극의 55개 탈 가운데 소매각시와 시시딱딱이는 원형을 되찾게됐다』고 말하고 관계당국과 합의해 내년 단오제부터는 원형 탈을 제작, 선을 보이겠다고 밝혔다.【강릉권혁룡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