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운영에선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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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삼성-한국은의 한판 승부는 체력과 기술의 대결이었다.
연대의 이성원·신동찬·박인규 등과 고대의 진효준·이동균 등으로 면모를 일신한 삼성이 압승하리라는 것이 경기 전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한은은 평균연령이 29세인데다 기혼선수가 4명(윤평노·임성진·김종수·송영범)으로 삼성 (평균연령 24세)에 체력에서 크게 열세였다. 또 한은은 「센터」 이수기 마저 해군에 입대하고 있는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펼쳐지자 삼성은 한은의 완숙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노련미에 압도당해 시종 질질 끌려 다녔다.
특히 한은의 이번 대회를 끝으로 16년 간의 농구생활을 청산한 황재환(31·덕수중·한영고·경희대)의 분전은 눈부셨다.
삼성은 새로운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범실이 찾은 데다 「리바운드」에서도 31-19로 크게 뒤져 더욱 고전해야했다.
또 후반 들어 「슛」이 난조에 빠진 박인규·진효준이나 「볼·키팅」 시간이 긴 신동찬을 계속 기용,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 삼성 「벤치」의 선수 기용면에서의 운영의 묘도 아쉬웠다.
한은이 이날 종반5분을 남기고 86-77로 크게 앞섰을 때 「딜레이·플레이」(지공)를 벌였더라면 승부의 양상이 달라졌으리라는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한마디로 이날 결승전은 삼성이 「게임」 운영에선 지고 승부에서 이겼다 하겠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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