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부인 권윤자씨 긴급체포…1억여원 현금 뭉치 발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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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전 세모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1일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2)씨를 배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유 전회장의 처남, 친형, 매제에 이어 일가 중 4번째로 유 전회장의 부인 권윤자(71)씨에 대한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검찰은 경기경찰청의 협조로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모 오피스텔에서 권씨를 긴급 체포했다. 권씨는 남편인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지명수배를 받자 한동안 머물던 금수원을 빠져나와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권씨가 은신했던 오피스텔에서는 1억1000만원 상당의 5만원권 현금 뭉치와 권씨의 휴대폰, 메모지 등이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구속영장 발부 이후부터 권씨 검거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권씨는 수사 초기부터 휴대전화를 끄고 거주지를 수시로 옮겨다니며 주변인에게 일체 연락하지 않아 검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검경 합동 검거팀이 20일 이상 은신처에 잠복해 추적한 끝에 검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씨는 이날 낮 12시25분쯤 체포 현장에서부터 자신을 수행한 구원파 여신도 2명과 함께 인천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씨는 회색 카디건을 손에 든 채 검은 모자, 회색 티셔츠와 검은 바지 등 편한 복장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여유있는 표정으로 등장했다.

“남편과 연락이 되느냐” “유 전 회장이 어딨는지 아느냐” “배임·횡령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권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여신도 2명과 함께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선교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구원파 교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를 받고 있다. 횡령한 금액은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현재 도피 중인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씨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또 교단 자금을 빼돌려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권씨에 대해서도 지명수배 명단에 올리는 등 차녀 상나(46)씨를 제외한 유 전 회장 일가 모두를 수사선상에 올렸다고 12일 밝힌 바 있다.

권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창시자인 고(故) 권신찬 목사의 딸이자 대구 소재 방문판매업체 ‘달구벌’의 대표를 5년째 맡았다. 하지만 전 구원파 신도들은 권씨는 ‘달구벌’뿐 아니라 세모그룹 계열사 경영 전반의 자금 흐름에 관여하는 ‘막후 실세’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19일 유 전 회장의 여동생 경희(56)씨와 매제인 오갑렬(60) 전 체코를 긴급체포한 데 이어 부인인 권씨의 신병까지 확보하면서 유 전 회장을 쫒고 있는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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