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걸 「페론」의 일생 영화화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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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
「프랑스」의 「톱·스타」 「카트린·드뇌브」양이 「아르헨티나」의 여걸 「이사벨·페론」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 계획으로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관심의 초점은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권력남용과 부정부패 혐의로 연금시킨 「이사벨」에 관한 영화제작을 과연 허용할 것인지의 여부에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은 이 문제를 놓고 고민중인데 그것은 영화가 「이사벨」을 미화시킬 경우 반「페론」 세력을 자극할 것이 분명하고, 비판적이 될 경우 아직도 뿌리깊게 도사리고 있는 「페론」 추종자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드뇌브」가 제작·감독·주연하는 이 영화는 그녀의 첫 감독작품이라 그녀자신 벌써부터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정부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내년 초 「아르헨티나」에서 현지 촬영할 예정이다.
「드뇌브」가 분한 「이사벨」의 생애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다.
「댄서」 출신인 「이사벨」이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페론」이 44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을 때. 그녀는 자그마한 「라디오」방송국의 「아나운서」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45년 군부 우파「쿠데타」로 「페론」이 체포되자 그녀는 「라디오」방송을 통해 『「페론」을 구출하자』고 호소했었다.
46년 「페론」지지자들의 파업이 계기가 되어 다시 권좌에 오른 「페론」과 결혼한 그녀는 55년 「페론」 실각으로 남편을 따라 「스페인」에서 망명생활에 들어갔었다.
73년 「페론」이 극적으로 「아르헨티나」로 귀환, 권좌를 되찾은 뒤 사망하자 그녀는 대통령에 승계되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75년 군사「쿠데타」로 실직, 연금되어 있는 그녀는 아직도 노조·농민층·좌파세력의 지지를 받고있기 때문에 군사정권이 이 같은 「이사벨」의 영화화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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