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 승격해도 … 박지성 은퇴 결심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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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사진)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박지성 소식에 밝은 관계자는 “박지성이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14일 열 계획이다”고 11일 밝혔다. 장소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박지성축구센터가 유력하다. 박지성은 이 자리에서 현역 은퇴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에인트호번과 임대가 끝나는 박지성은 원 소속팀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 계약이 1년 남았다. 하지만 QPR로 복귀할 확률은 낮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는 지난달 본지와 통화에서 “지성이는 QPR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다. 박지성은 경기 수가 많고 플레이가 거친 챔피언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QPR이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로 승격해도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 올 시즌 4위를 차지한 QPR은 5위 위건과 10일(한국시간) 승격 플레이오프(PO) 1차전 원정에서 0-0으로 비겼다. 2차전은 13일 QPR 홈인 런던에서 벌어진다. QPR이 위건을 누르면 더비 카운티-브라이턴&호브 알비온 승자와 24일 PO 파이널을 치르고 여기서 승리해야 승격한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보다 한참 전인 14일 기자회견을 연다. 그의 거취와 QPR의 승격 여부는 큰 관계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지성은 현역 은퇴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적당한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물러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2011년 1월, 전격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지성은 올 시즌 에인트호번에서 베테랑으로서 건재를 과시했고 팀의 유로파리그 진출에도 공을 세웠다. 지금이 은퇴할 시기라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성은 최근 런던으로 가 토니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를 만났다. 계약기간을 남기고 은퇴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QPR의 메인 스폰서이자 페르난데스 구단주가 회장으로 있는 에어아시아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로 약속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박지성이 현역 선수로 뛰는 마지막 공식 경기는 7월 자선 경기가 될 전망이다. 에인트호번은 이달 22일 수원 삼성, 24일 경남 FC와 친선 경기를 치르는데 박지성도 출전한다. 이후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박지성은 7월 중 프로축구연맹과 함께 자선 경기를 열 계획이다. 이 경기가 그의 피날레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은 월드컵에 세 차례(2002, 2006, 2010년) 출전했고 A매치를 100경기 소화했다.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를 70회 이상 뛴 선수에게 심사를 거쳐 공식 은퇴식을 열어 주는데 박지성은 모든 자격을 갖췄다. 박지성이 은퇴를 공식 발표하면 축구협회가 은퇴식을 제안할 수도 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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