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단 5백 명씩 올 추석에 교환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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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한적십자사는 9일 1천만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 주고 고착된 남-북 적 회담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남-북 이산가족 성묘방문단」을 매년 추석·신정·구정·한식 등 민족의 4대 명절을 기해 상호 교류하되 우선 오는 추석을 기해 쌍방이 각각 5백 명씩 교류할 것을 북 적에 제의했다.
한 적은 이날 상오10시 판문점중립국 감독위회의실에서 열린 제17차 남-북 적 실무협의에서 이같이 제의하고 그 인원과 체류기간, 기타 절차상의 문제들을 쌍방합의 아래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김연주 한적 교체 수석대표는『북측이 우리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 우선 금년 추석에 실시할 제1차 성묘방문사업은 쌍방 각 5백명 정도의 인원이 1주일 가량 체류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민족적 입장이나 적십자인도주의 정신에 비추어 보거나 또는 긴장완화를 추구하는 국제조류에 미루어 우리의 정당한 제의를 거부할 아무런 이유도 없기 때문에 북적이 기꺼이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체수석대표는 조총련 동포들의 모국방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상과 이념·제도를 초월한 인도주의 사업 앞에 북적 측이 주장하는「법률적·사회적 조건 환경 론」이 허구이며 자기모순임을 전 세계에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재일 동포 모국방문 사업은 75년 추석부터 추진한 이래 지금까지 3천여 명의 재일 동포들이 모국을 다녀가 앞서 한 적이 여러 차례 제의했던「성묘방문사업」에 대해 북적 측이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고 망언했던 것이 북적 스스로가 조상의 은덕을 무시하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유린하며 가족제도의 말살을 기도하고 있음을 폭로한 것이라고 통박했다.
정현년 한적 대변인은『고착된 남-북 적십자회담 재개를 위한 건설적 제안을 북적이 뚜렷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면서『인도적 회담에 최소한의 성의와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17차 회담은 12시에 끝났다. 13차 회담은 8월l8일 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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