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외환시장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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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프랑스」의 EEC공동변동환율제(스네이크) 이탈은 가뜩이나 불안하던 「유럽」외환시장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유럽」각지의 외환시장에선 「프랑스」의 「프랑」화와 「이탈리아」의 「리라」화가 일제히 폭락했다. 「프랑스」의 단독 변동환율제 이행이후 「프랑」화는 1백「프랑」당 53·85「마르크」로 하락, 「마르크」에 대해 약5%정도 평가절하 되는 결과를 빚었다. 「달러」에 대한 「프랑」화의 환율은 12일의 「달러」당 4·559「프랑」에서 15일엔 4·77「프랑」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최근 18개월간의 최저수준이다. 「달러」에 대해 「프랑」화는 4%정도 평가절하 된 셈이다. 「프랑」화의 폭락과 함께 영국의 「파운드」화도 「파운드」당 1·918「달러」선으로 떨어졌다.
「프랑」화의 실질적 평가절하는 「프랑스」정부 특히 「지스카르-데스텡」 대통령의 위신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75년7월 일부의 신중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화의 EEC 「스내이크」복귀에 단안을 내린 사람이 바로 「데스텡」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또 「프랑스」의 EEC 「스네이크」이탈은 EEC의 전도에 난관이 많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프랑」화의 폭락사태가 났을 때 「프랑스」는 EEC의 협조에 의한 수습을 호소했지만 다른 회원국들이 자국 우선 정책을 고집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스네이크」이탈이라는 고육책을 쓴 것이다.
「프랑스」의 「스네이크」이탈은 EEC의 공동보조 실패를 뜻하며 이는 「유럽」통화동맹 및 EEC의 전도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 현재 세계적인 변동환율제 아래서도 하나의 안정권을 형성해오던 EEC통화권의 붕괴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국제통화개혁작업에도 암운을 던지는 사태다.
EEC안의 통화는 강세인 서독 및 「벨기에」와 약세인 「프랑」 「리라」화 등으로 확연히 구분되어 또 한번의 통화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벌써부터 「유럽」외환시장에선 강세통화인 일본「엥」화의 매입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단 점화된 「유럽」통화혼란이 세계적인 규모로 번질지는 좀더 두고봐야겠으나 각국이 72년의 통화전쟁의 참화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있기 때문에 상당한 자제를 하고있어 국지분란으로 끝날 전망이다. <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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