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 키우는「오일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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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몇 년 동안의 석유파동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이란」의「오일달러」가 미국의 여러 대학에 기부금의 명목으로 흘러들어 미국의 대학가에 색다른 소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란」정부는 각종 개발계획과 국민복지를 위한 거창한 사업에 착수했으나 인력과 기술이 달려 답보상태에 빠지자 미국의 기술·인원과 재미유학생·지식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자금공세에 나선 것.
한편 미국의 각 대학은 거액의 희사금을 크게 환영하여 총장들을「테헤란」으로 파견하기시작,「테헤란」의「로열·호텔」은 한때 미국 총·학장 회의장과 같았다고 한다. 그 결과 이란정부는「조지타운」대학에 최고액인 1억1천5백만 달러를 약속, 공학·농업기술·경영학 요원을 파견토록 한 것을 비롯하여 MIT에 1백30만「달러」,「캘리포니아」대학·워싱턴대학·스탠포드대학에 각각 1백만 달러, 하버드와 프린스턴 대에 각각 40만 달러,「콜롬비아」대에 36만 달러를 주기로 했다.
이와 같은「오일달러」의 홍수는「캠퍼스」에 불안과 의혹을 불러일으켜 학생들은 반발하기 시작, MIT학생들은 대학신문에『학교당국이 MIT를 팔아 넘겼다』는 비난성명을 게재했다.
「스탠퍼드」와「캘리포니아」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시위를 통해『억압적이고 전제적인 왕가와의 뒷거래는 대학의 자유이념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당국은『우리는 개발도상국의 국민의 복지를 위한 사업을 돕기 위해 교육의 역량을 보충하고 있을 뿐』이라고 맞서고 있으며「이란」뿐 아니라 중동의 다른 나라와도 이와 비슷한 계약을 맺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벌써「인디애나」대학이 3백 명의「사우디아라비아」요원에게 시청각교육방법을 연수시키는 조건으로 1백만「달러」의 원조금을 받는 계약을 진행시키고 있으며「스탠퍼드」대학이 경쟁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오일달러」와 대학의 자주성문제는「캠퍼스」의 새「이슈」로 확대되어 갈 전망이다.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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