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프린스턴대 떠나 뉴욕시립대로 옮기는 폴 크루그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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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호 18면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NYT)의 간판 칼럼니스트이며, 평생 아이비리그를 떠나본 적이 없는 ‘엄친아’. 프린스턴대의 폴 크루그먼(61·Paul Krugman·사진) 교수다. 그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프린스턴대를 떠나 뉴욕시립대(CUNY)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블로그에 “내년 8월부터 새 학교에서 일할 것이다. (프린스턴이라는) 최고의 대학에 불만이 있어서는 아니고 NYT 기고도 계속할 것”이라고 썼다. 그의 행보는 이름값에 걸맞게 거액의 연봉을 받고 사기업으로 옮기는 것도, 프린스턴에 견줄 만한 명문대로 옮기는 것도 아니어서 뜻밖이다.

명예보단 소신 택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미국 학계는 그가 관심 있게 다뤄온 ‘정의’ 분야에 대해 뉴욕시립대가 프린스턴보다 더 특화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실제 그가 일하게 될 곳도 뉴욕시립대의 ‘룩셈부르크 소득연구 센터’로 알려졌다. 이 센터는 소득·부·고용 등 주로 사회 불평등 문제를 특화해 다루는 대학원 과정이다.

그는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으로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단독 수상했다. 고전경제학은 국가 간 무역이 발생하는 원인을 ‘비교우위론’으로 설명한다. 기술이 뛰어난 나라는 자동차를,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는 농산물을 싸게 생산해 교환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 이론은 그러나 기술 수준이 비슷한 두 나라가 동종 제품을 사고파는 거래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자동차를 잘 만드는 두 선진국 간에 자동차 무역이 왜 일어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은 이가 바로 크루그먼이다. 그는 이를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 기호로 설명했다. 다른 나라로 시장을 확대하면 그만큼 대량생산을 할 수 있어 이익이 커지고, 한 나라보다 두 나라 국민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더 다양하므로 무역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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