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에 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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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몬테비데오=이장우특파원】우리 나라는 26일 이곳 「베리아놀」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여자「월드·컵 배구대회 준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 3-2로 분패, 세계정상의 기회를 잃고 소련-「페루」의 패자와 3, 4위전을 갖게되었다.
62년 아시아 경기대회이래 공식대회에서 일본에 7연패 당한 우리 나라는 김영자 정순옥 유경화 유정혜 서현숙 조혜정 등 「베스트·멤버」를 선발로 기용, 일본과 「풀·세트」까지 이끌며 2시간 10분간의 혈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세트」에서 「페이스」를 잃어「세트·스코어」 3-2로 아깝게 물러섰다.
멀리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지로부터 응원차 이곳에 도착한 1백여 교포들과 많은 대사관 직원 및 가족들의 열화 같은 성원 속에「게임」이 시작되자 우리 나라는 김영자·유경화의 속공과 조혜정의 타점 높은 「오픈」공격으로 일본 기습, 「세트」초부터 3-0으로 「리드」를 잡은 후 유경화의 연속 득점으로 9-5까지 앞서는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세트」중반까지 크게 활약한 김영자를 일본의 장신「이이다」와 「하마」가 철저히 봉쇄하고 다른 선수들마저 범실을 거듭하자 「게임」은 오히려 역전, 우리의 득점은 그대로 9점으로 묶인 채 무려 10점을「스트레이트」로 허용하여 어이없게 첫「세트」를 잃고 말았다.
첫 「세트」를 잃은 우리 선수들은 제2「세트」에 들자 크게 분발, 조혜정의 「라이트」공격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아 4-1, 12-6의 「더블 스코어」로 「리드」하다가 15-8로 끊어 「게임」을 1-1의 「타이·세트」로 만들었다.
「세트」 탈취에 사기를 올린 우리선수들은 제3「세트」에서도 「게임」의 주도권을 잡아 4-0으로 좋은 「스타트」를 보였으나 그 뒤 일본에 5점을 빼앗겨 5-4, 그후 일본의 「오픈·스파이크」를 막아내지 못해 15-7로 끝나 「세트·스코어」는 2-1로 일본이 또다시「리드」 「세트·스코어」2-1로 배수의 진을 치지 않을 수 없었던 우리 나라는 제4「세트」에 들어 일본의 철저한 「블로킹」에 크게 고전. 9-4, 10-5의 위기를 맞았지만 그후 김영자·조혜정의 분발로 극적으로 역전, 11-8의 열세에서 무려 연속 7점을 얻어 15-11, 혈전에 혈전을 거듭한 한일전의 승부를 마지막 제5「세트」로 넘겼다.
대회개막이래 최대의 격전이 「풀·세트」에 접어들자 1만여 관중들은 더한층 흥분의 도가니, 우리교포와 대사관직원들은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아리랑』을 합창하는 등 목멘 응원으로 혈전중인선수들을 격려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유경화-조혜정 「콤비」의 속공으로 일본을 기습하여 선취점,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김영자가 연속2개의 결정적 「미스」를 범해 우리선수들은「페이스」를 잃고 일본이 6-1로 「리드」-.
그 후 우리 선수들은 「하마」·「아이다」로 엮어진 일본의 거포를 끈질기게 막으면서 유경화와 조혜정이 착실하게 득점하여 7-6까지 추격, 극적인 역전이 기대되었으나 철저한 「블로킹」과 「오픈·스파이크」를 자랑하는 일본에 15-9로 밀려나 2시간 10분에 걸친 격전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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