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각해지는 세계의 식량위기-주요 식량공급 국들 수출규제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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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 대통령은 주요농산물의 수출규제 권한을 의회에 요청했다, 태국은 쌀의 수출금지 조처를 취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일본에 대해 소맥 장기공급계약체결을 거부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세계식량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뜻한다. 연이은 이상기상에 의해 농산물생산이 줄자 미국 등 농산물수출국이 수출규제를 시작하고 이에 따라 세계적인 곡물공황의 조짐이 일고 있는 갓이다. 식량부족은 가수요를 자극하고 이는 농산물가 폭등으로 나타난다. 또 세계 「인플레」에 따른 곡물풍조와 개발도상국의 인구 폭발이 식량위기를 더욱 가속시키고있다.
농산물 부족이 예고되자 각국은 조기 구매와 비축을 서두르고있다. 특히 곡물의 절대량 확보에 결사적이다. 소련은 이미 작년에 앞으로 3년 동안 7억5천만「달러」어치의 미국곡물을 수입할 곡물협정을 맺었고 중공도 곡물쟁탈전에 뛰어들었다. 일본은 농산물비축을 평소의 1·5개월 치에서 3개월 치로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전체의 식량생산량 중 무역의 대상이 되는 것은 거의 20%미적이다.
쌀·육류는 10%도 안 된다. 쌀은 세계소비량의 10일분, 소맥은 2개월 분만이 세계 곡물 시장에 나올 뿐이다.
현재 세계 소맥재고는 3천만t 정도인데 이는 세계소비량의 2개월 치도 안 된다. 농산물은 아직 세계시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고 수송 등의 난점이 많기 때문에 일시적인 공급차질은 겉잡을 수 없는 공황을 초래한다. 여기에 세계 농산물, 수출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점하는 미국의 수출규제 움직임은 세계식량위기에 치명타가 되는 것이다.
FAO(유엔식량기구)의 전망에 의하면 80년도에 가선 쌀·소맥·옥수수 등이 세계전체로 약6천8백만t의 공급과잉을 일으킬 것이라 하지만 곡물은 급속한 증산이 힘들고 전후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식량부족 및 곡물시대가 계속 될 전망이다. 품목별 수급현황 및 전망은 다음과 같다.
▲쌀=72년은 천후불순과 「아시아」지역의 한발 때문에 71년보다 약1천만t 감산되어 2천9백70만t으로 줄었다. 세계 쌀 무역량은 6백∼7백만t으로 전 생산량의 3%에 지나지 않아 자급상품의 성격이 강하다. 「아시아」 최대의 수출국인 태국이 이미 수출규제조처를 취했다. 미국은 72년도에 3백86만t을 생산, 2백40만t을 수출했으나 금년은 약4백60만t을 생산할 전망. 일본의 73년산 원조여력은 30만t밖에 안되어 약7백만t에 달하는 고미를 주로 팔 계획.
▲소맥=주요 수출국은 미·「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아르헨티나」인데 72∼73년에 미국은 6% 「오스트레일리아」는 22%감산됐고 「캐나다」는 평년 수준. 그러나 소련이 20%, 중국이 4%감산됐기 때문에 양국에서 1천5백만t을 수입할 계획. 세계 소맥 무역량이 연간 5∼6천만t 정도인데 공산권에서1천5백만t을 긴급 수입케 되어 공급부족이 두드러지고 있다. 때문에 소맥가도 5월말 현재 「부셸」당 3「달러」선을 넘어 48년이래 최고가를 기록. 미국의 소맥재고는 6월말 현재 1천2백만t밖에 안돼 가수요를 더욱 자극하고있다.
▲대두=세계 수출의 90%를 수출하는 미국의 금년 생산예상량은 4천82만t.
그러나 금년에 일본·소련 등이 약3백만t씩 수입할 계획이고 중공도 50만t을 수입한다는 소문이 있어 대두 값은 「부셸」당 11「달러」로 1년전의 3배로 폭등. 미국재고는 8, 9월에 바닥이날 전망이어서 미 수출규제의 첫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많다.
▲면화=주산국인 미국·「브라질」·「수단」의 감산에다 중공이 대량수입 할 움직임이어서 절대량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작년에 풍작이었던 소련도 감산, 「브라질」은 대두 값 상승으로 면화 밭이 대두로 많이 전환되어 국내업자 보호를 위한 수출규제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은 작년보다 1백50만표 가량 줄어든 1천2백만표의 생산이 예상되고 있다. 값도「파운드」당 50「센트」로 상승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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