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잘 다녀왔느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덕형이냐, 어떻게 건강에는 별일이 없느냐.』부자간의 대화는 먼저 유씨의 부친인 유치진씨가 아들의 건강상태부터 걱정되는 듯 물었다.
3일 동양방송의 이창렬 편집제작부장이 전화하여 중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예, 괜찮습니다.
이제 이곳「런던」에 도착해보니 긴장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한국여권을 갖고 소련에 들어갔다 나온 연극인 유덕경씨는「런던」도착한 즉시 부친과 미국인부인인「자니스」여사와 안부 전화를 하였다.
약간 흥분으로 떨리는 소리로 말문을 연 유치진씨는 다음과 같이 집안 이야기와 서울에 아들이 도착할 날짜를 물었다.
『덕형아, 그래 언제 서울에 오겠어.』
『네, 이곳에 한 5일간 머무르고 서울로 가겠습니다. 6일이나 7일께가 되겠습니다.』
『덕형아, 네 처남「게리」의 결혼식이「보스턴」에서 7월1일이다』
『네, 그래요. 알겠습니다』
유치진씨는 이상과 같이 통화하고 전화를 자부인「자니스』여사에게 넘겼다.
「자니스』부인은 매우 흥분한 듯 약간 격한소리로 남펀에게 다음과 같이 통화했다.
『오「자니스」, 그동안 잘있었소』
남편의 다정한 소리에「자니스』여사는『네, 잘있습니다. 당신도 별일 없겠지요』『애들은 어떻소. 잘 놀고 있읍니까.』
『네, 이곳 애들은 건강하게 잘 놀고 있읍니다』
『당신은 언제쯤 서울에 돌아 오시겠읍니까』
『6일이나 7일이면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소. 그동안 잘있소』
부부간의 대화는 반가운 듯 하면서도 흥분에 차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