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앞지를 서구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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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0년 후 서구경제는 미국경제와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규모가 된다』고
3월초 미국의 「맥그로·힐」사는 서구경제의 장기예측을 발표했다.
「맥그로·힐·월드·뉴스」에 실린 이 장기예측은 서구의 72년도 GNP(국민총생산)가 9천8백30억「달러」로 미국의 1억1천5백20억「달러」보다는 1천7백억「달러」정도 모자라나 82년에는 미국의 1조6천8백90억「달러」(72년 가격)에 대해 서구는 1조6천3백30억「달러」 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10년간 서구의 실질 성장율이 연평균 5.2%로 미국의 3.9%보다 높다는데 기인한다 (공업생산 신장율은 서구가 연평균6.3%, 미국은 4.4%).
이 가운데 놀라운 것은 영국 비중의 저하가 현저하다는 것.
72년 현재 서구에서 서독·「프랑스」에 이어 제3위를 「마크」하던 영국의 경제규모가 77년에는「이탈리아」에 뒤지고 82년에는 서독경제의 5분의2, 「프랑스」의 반 정도밖에 안 된다는 예측이다.
영국의 10년간 실질 성장율은 연평균 3.4%로 서구제국 중 최저이나 지난 10년간의 2.6%에 비하면 상당히 좋아지는 편이다.
이것은 EC(구주공동체)가입이 자극제가 되어 민간설비 투자가 증가해가기 때문이다.
서독은 60년대에 실질 성장율 연4.7%에서 앞으로는 5.6%로 상승하여 순조로운 확대기조를 되찾는다.
소비·정부지출·민간설비투자는 모두 순조롭게 신장하고 통화 재조정이 있어도 무역흑자는 계속되며 특히 수출량이 많은 영국과 「덴마크」의 EC 가입이 서독산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프랑스」의 실질 성장률은 5.7%로 서구 주요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농업·「서비스」부문에서 제조업에 노동력이 이동할 여지가 있고 생산성향상이 기대되며 민간 설비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에 근거를 둔 것이나 반면 「인플레」압력이 커질 우려가 있다.
「이탈리아」는 과거 10년간 연4.6%에서 5.1%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력이 여유가 있고 신기술 도입으로 생산성을 높일 여지가 남아있는 반면 정가 불안정, 중소기업의 비율이 높은 점.
정부 및 기업의 비효율적 운영 등 「마이너스」요인도 아직 많다.
가장 빠른 실질성장 속도는 「스페인」의 연6.8%로 영국 다음인 제5위국이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한편 지난1월1일부터 9개 회원국으로 확대된 EC는 미국·동구권을 압도하는 제3경제권이 될 것이 확실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C는 세계 총 교역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14%, 일본의 6.5%, 소련의 4%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자동차와 강철생산 등도 미국의 8백58만4천대(71년 기준), 1억1천1백78만t에 비해 각각 1천16만7천대, 1억2천8백11만t으로 EC가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
또 EC는 이번 국제통화위기를 맞아 대외 공동변동환율제 채택, 4월1일부터 통화동맹발족 등 「달러」체제로부터의 이탈을 강력히 추진하고있어 세계경제에 큰 판도변화를 가져올 움직임을 활발하게 전개하고있다.
EC가 독자적인 경제「블록」을 형성한다는 것은 한국경제에도 적지 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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