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이야 … 새 게임기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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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엑스박스 원(左), 플레이스테이션4(右)

정체기에 접어든 PC게임과 달리 비디오게임기(콘솔)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닌텐도가 주춤하면서 이 분야 양대 산맥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MS는 22일(현지시간)부터 미국·영국 등 13개국에서 엑스박스 원의 판매를 시작했다. 전작인 ‘엑스박스360’의 뒤를 이어 8년 만에 나온 새 게임기다. 가격은 미국 500달러(약 53만원), 유럽 500유로(약 72만원)이다. MS의 고유 기술인 ‘키넥트(동작 인식)’를 강화했다. 동작뿐 아니라 안면 근육, 심장박동 수까지 읽어 사용자의 의도와 신체능력에 맞춰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MS 관계자는 “엑스박스 원은 단순한 게임기가 아니라 웹서핑과 인터넷전화 스카이프까지 쓸 수 있는 홈엔터테인먼트 허브”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소니는 15일 신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4(PS4)를 7년 만에 내놨다. 소니 관계자는 “PS4가 출시 24시간 만에 100만 대가 팔렸는데, 비디오게임기 판매 역사상 최단시간에 세운 신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가격은 경쟁작 엑스박스 원보다 100달러가량 저렴하다. 국내에는 다음 달 17일 출시되며 판매가격은 48만9000원이다. PS4와 엑스박스 원은 모두 풀HD 화면을 지원하고 옥타코어(연산기능을 하는 두뇌가 8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장착했다.

 2013년 기준 930억 달러(98조6600억원) 규모인 세계 게임시장은 콘솔과 PC가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CD를 파는 PC용 패키지게임 시장이 죽으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콘솔 시장은 자동차를 훔쳐 몰고 다니는 내용의 ‘GTA5’가 발매 사흘 만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층을 갖추고 있다.

 신형 콘솔인 엑스박스 원과 PS4가 나오면서 관련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콘솔용 게임을 새 콘솔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MS와 소니는 기존 인기 게임을 신형 콘솔에 맞춰 다시 내놓기 위해 게임 제조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 어느 업체가 전용 킬러 콘텐트를 많이 내놓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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