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가을 컴덱스 특집] 택시기사들이 밝히는 올 컴덱스의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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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게 있어요? 그럼 택시기사에게 물어보세요.
만일 거리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단 한번에 알고 싶다면, 일단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기술산업의 가장 큰 축제인 컴덱스가 열리고 있는 라스베가스에서는 말이다.

택시 기사들에 따르면, 올해에는 참석자들이 좀 더 적었고, 예년에 비해 더 짧게 머물고 있으며, 밤새도록 진행했던 시끌벅쩍한 파티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컴덱스가 시작하기 전, 컴덱스 조직위원들은 이번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12만 5천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그 사실을 전혀 믿지 않는다. 한 택시기사는 작년에 비해 컴덱스에 참여한 사람이 35%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림잡아 약 8만 5천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택시 운전사들은 참석자가 더 적을 수도 있다고 했다.

"컴덱스는 그 명성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다."라며 컨벤션 센터로 가는 동안 택시기사인 마이클 프랭크는 말했다. 그는 이번 컴덱스에 단지 7만명 정도의 인원만이 참석한것 같다고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쇼 전체를 보기 위해 머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프랭크는 또한 가전종합전시회(CES)가 내년 1월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이 행사가 이젠 컴덱스보다 훨씬 큰 행사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라스베가스의 택시기사들은 아주 유능하다. 한 기술 간부가 그들에게서 지혜를 얻기까지 할 정도이다. 과학기술의 전도사로 불리는-그에게 정말 딱 어울리는 호칭이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의 시몬 피프스는 그가 이번 컴덱스에서 들었던 가장 정통한 소식들은 택시기사들에게서 들은 것이라고 말했다.

피프스는 택시기사가 말하길 과거에는 많은 기술회사들이 컴덱스를 위해 대단한 발표를 아꼈었다고 말했다. 컴덱스는 그동안 놀라움의 근원이 되었었지만, 올해에는 그렇지 않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또한 택시기사들은 참석자들이 라스베가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타락의 구렁텅이에 빠져든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열광적인 파티를 가졌다거나 심각하게 지각을 했다는 참석자 등에 대한 껄끄러운 이야기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라스베가스 컨트리 클럽 근처에 위치한 삼성관을 다녀온 한 택시기사는 대부분의 것들은 모든 사람들이 이미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은 하루 종일 사업에 대해서만 얘기했다. 그들의 얘기는 온통 휴대폰과 노트북에 대한 것들 뿐이었고,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고 성을 밝히기를 거부한 존이라는 사람은 말했다. 라스베가스, 참 대단한 곳이 아닌가!

지난 3년간 라스베가스에서 택시를 운전해온 프로일란 디아즈-에르난데스는 이번주 라스베가스는 정말 조용했다고 말했다.

기술산업의 오래된 침체는 확실히 컴덱스를 암울한 분위기로 만들었고, 택시기사들에게도 또한 해를 끼쳤다. "컴덱스 기간동안 받은 팁이 확실히 적어졌다."라고 디아즈-에르난데스는 말했다.

이곳의 택시기사들은 심지어 시장의 슬럼프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많은 젊은 투자자들이 모든것은 돌고 돈다는 사실을 망각한채, 마치 세상의 종말을 맞은 것처럼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탄식했다.

"결국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그는 지금 자신도 주식시장에서 몽땅 다 날렸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택시기사는 엔론사에 대한 신간을 읽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의 마케팅 간부 중 한명이 케네시 레이(엔론의 CEO)보다도 더 많은 주식들을 헐값에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엔론사 사람들은 분명 유죄판결을 받게될 것이다. 그들은 총을 들고 당신의 집에 침입한 복면강도보다도 더 나쁜 사람들이다. 적어도 복면강도는 정직하기라도 하다. 그는 그가 당신에게 강도짓을 하려고 했었다고 솔직히 말한다."라고 택시기사는 말했다.

라스베가스로부터..

LAS VEGAS (CNN) / 김현정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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