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로 본 강남] 현대·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 상권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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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강남 개발의 원조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정부가 시작한 1972년 ‘영동토지구획정리사업’에 따라 반포·청담동과 함께 아파트지구로 지정돼 현대아파트 단지 등이 줄줄이 들어섰다. 이미 재건축이 진행된 다른 강남 지역과 달리 압구정동엔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여전히 ‘강남의 노른자’로 꼽힌다.

현대카드가 업종별 가맹점을 분석했더니 압구정역 인근에는 성형외과를 포함한 병원이 55곳으로 가장 많았다. 음식점(39곳), 피부·미용업소(22곳), 학원(21곳), 패션잡화숍(9곳) 등이 뒤를 이었다. 압구정로데오거리 상권은 음식점(28곳), 패션잡화숍·병원(각 19곳), 피부·미용업소(15) 순의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상권에서 돈을 쓸어담는 곳은 백화점이다. 압구정역 인근 현대백화점 본점과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갤러리아백화점이 해당 상권 전체 매출의 67.1%와 83.6%를 차지한다.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이 상권에서 카드를 사용한 19만2439명의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강남을지병원 사거리쪽 하이마트 등 가전매장(17.3%)와 병원(5.6%), 학원(3.3%)이 뒤를 이었다.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두 백화점은 특징이 있었다. 조사대상 카드회원들이 연간 지출한 총 금액은 현대가 갤러리아보다 33억원가량 많았다. 갤러리아는 20대~30대 초반 고객의 비중이 51%로, 현대(45%)보다 높았다. 고객당 지출액은 갤러리아가 연평균 37만원으로, 현대(32만원)보다 다소 많았다. 젊은 여성들이 갤러리아에서 명품 쇼핑을 자주 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갤러리아는 강남·송파·경기 분당 지역 고객의 비중이 현대에 비해 높았다. 반면 현대는 강남 3구뿐 아니라 동작·성북·관악·성동구에서 온 고객도 많아 훨씬 넓은 지역에서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을 제외한 패션잡화숍 중 가장 많은 고객이 찾은 매장은 남성패션 편집숍 ‘므스크숍(msk shop)’과 ‘코데즈컴바인’이었다.

신장세인 업종은 카페였다. 압구정동 상권에서 카페 이용객은 전년 대비 13배 늘었다. 카페를 찾는 이들 중엔 20대(20%)가 가장 많았지만 40대(14.4%)가 2위를 기록했다. 이 지역 영화관의 이용객 수는 늘지 않았는데, 유독 40대 후반 고객은 2.5배나 늘어났다. 현대카드 나유진 고객전략팀장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등에는 오랫동안 한 자리에 살아온 이들이 많다”며 “경제적 형편이 좋은 중년층 이상 소비층이 두터운 게 압구정동 상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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