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선거를 깨끗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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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학선거를 둘러싼 부정과 부패가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는 이때 동국대는 학원정화운동의 일환으로 제1회 「리더쉽·워크샵」을 지난 3일∼8일 속리산 법주사에서 가졌다.
오는 9월에 있을 학생간부선거에 출마할 40여 학생들이 참가한 이 모임은 새로운 학원선거의 기풍을 일으키고, 학생간부들의 자질을 향상시키며 학생간부 상호간의 이해와 친화를 도모한다는데 목적을 두었다.
여학생 9명을 포함한 이들 학생간부선거 출마 예상자들은 주로 2, 3학년생으로 공동생활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연마했다.
상오 6시 자리에서 일어나 체조와 청소, 그리고 예불을 갖고, 교수들의 지도를 받고, 또 토론과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경쟁자가 될 학생상호의 관계를 좁혀갔다.
이들은 김동익 총장과 김동화 대학원장의 특별지도는 물론 지도교수인 이정식 교수의 『학생운동과 학생문화』, 이병주 교수의 『대학에 있어서 학생의 지위와 활동』, 김병옥 교수의 『학생자치의 사명과 방향』, 한상범 교수의 『민주적 지도자의 특성』, 남도영 교수의 『동국학생지도체계의 이념과 현황』,홍정식 교수의 『동국의 전통과 현실』등의 강의를 들었고 『학생자치와 선거문제』 등에 관한 토론을 가졌다.
이모임을 통해서 교수들은 학생 개개인을 평가하며, 이들의 단체생활에의 적응태도와 질서유지에 대한 협조도를 관찰하고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있는가를 살폈다.
물론 B학점이상의 성적을 가진 학생들만이 학생간부가 될 수 있지만, 이모임에서 이루어지는 지도교수들의 평가도 중요하다. 이 「워크샵」과정을 이수한 사람은 수료증을 받고 출마자격을 얻었다.
김기동 지도교수는 『이 모임이 학원선거의 잡음을 줄이고, 과열경쟁을 피하자는 목적을 갖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동국대는 지난 6월 학생간부 선거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둘러싼 마찰로 해서 9월로 연기했으며, 이기회에 선거비용을 줄이고 번잡을 피하기 위해 선거인단을 통한 선거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학원선거를 정화하려는 움직임은 몇 개 대학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간부학생훈련」이라는 형태를 취하여 나타난 운동은 성균관대의 제3회 「리더쉽 트레이닝」과 중앙대·숙명여대·이화여대 등의 훈련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간부학생훈련」형태는 대학당국이 자기들에 유리하게 학생들을 선택, 어용화 한다는 일부의 우려도 일으키고 있다.

<속리산=공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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