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달렸나봐 … 류현진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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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0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 8회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다. 류현진은 7과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마이애미 AP=뉴시스]

“다시 돌아간다면 (상대 투수에게) 커브를 던지겠다. 이 승부가 결정적이었다.”

 시즌 13승 도전에 실패한 류현진(26·LA 다저스)의 패인 분석이다. 류현진이 평소답지 않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신인왕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졌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과 3분의 1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6으로 져 시즌 4패(12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2.95(종전 2.91)가 됐다. 지난 6월 20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10경기 만의 패전으로 최근 6연승 행진이 멈췄다.

 이날 경기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후보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마이애미 선발은 8승5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인 쿠바 출신 호세 페르난데스(21)였다. 류현진보다 승수는 적지만 평균자책점에선 앞섰다.

 류현진을 흔든 건 타석에 선 페르난데스였다. 앞서 8타자를 상대로 볼넷 한 개만 내준 류현진은 0-0 동점이던 3회 2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이날 첫 안타를 내줬다. 페르난데스는 류현진의 2구째 145㎞ 직구를 노려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류현진은 이후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1타점 2루타를, 도노반 솔라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저스는 5회와 6회 1점씩 따라붙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6회 말, 류현진은 또 집중타를 맞았다. 1사 후 솔라노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1사 1·2루에서 로건 모리슨에게 던진 146㎞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후 1사 만루에선 시즌 22번째 병살 유도로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제구력이 떨어졌다. 6회 스탠튼에게 맞은 것을 뺀 5개 피안타가 모두 직구를 통타당했다. 류현진은 경기 뒤 “변화구는 거의 안 맞았다. (직구) 몇 개는 실투였고, 몇 개는 타자가 잘 쳤다”고 말했다. 이날 패배로 류현진은 NL 승률 1위에서 3위(0.750)로 떨어졌고, LA보다 3시간 빠른 동부 원정 부진이 계속됐다.

 반면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 페르난데스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 8탈삼진으로 9승(5패)째를 거뒀다. 최고 시속 159㎞의 직구와 137㎞의 커브, 투 피치였다. 평균자책점은 2.41로 낮췄다. NL 서부지구 1위(72승52패) 다저스는 지난 6월 21~22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첫 연패를 당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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