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철수와 주월한국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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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닉슨」미국대통령은 19일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월미군을 올해안에 10만명이상 철수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발언을하여 주목을 끌었다. 이로써 주월미군은 주로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평가됐던 지난 9일의「미드웨이」성명을 통한 2만5명명선의 철수시사로 부터 연내에 주월미군전투병력의 반수이상인 10만명 내지 그 이상선까지의 본격적 철군을 단행할 전망을 굳혀가고있다. 「파리」회담의 진전이나 그밖의 월남정세에 큰변화를 바라볼수 없는 현단계에서 우리는 파월국군이나 기타 연합국 군대의 사기와 안전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수 없다.
「닉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철수문제뿐만 아니라 「파리」협상에서도2, 3개월내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매우 낙관적인 견해를 표명했으나, 외신은 이에 관련하여 「티우」월남대통령이 월남전의 정치적 해결에 관해『매우 중대한 제의를할것』이라고 전하고있어 우리로서는 「티우」대통령의 이 제의가, 미군을 제외한 월남군 및 기타 참전연합군의 획기적인 강화가 사실상 지지부진한 현상태하에서, 월남정부 자신의심각한 불안을 표시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할만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객관적인 정세로볼때, 「파리」회담은 아직 주례행사로 회의를 열고있다는 사실이외엔 아무런 진전시사가 없을 뿐 아니라, 공산측은 이 기회를 틈타 전면적인 대공세를 펴는 한편, 갑작스레 「임정」수립을 선포하는등 상투적인 화·전양면공세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견지에서 우리 국군을 비롯한 연합군측의 사기와 안전에 미치는 영향 및 협상장에서의 공산측의 상대적 입장강화를 현실적인 문제로 우려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육· 이오동란과 그밖의 여러 피어린 체험을 통해 누구보다도 공산측의 상투적 술책을 잘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따라서 명예로운 휴전이 성립될 조건이 모두 관철되고 진정한 평화가 월남에 회복될 전망이 뚜렷하게 잡히기까지는 여하한 형태로든지 우리측 전력의 상대적 우위를 확고하게 보장할수 있는 주월국군및 연합군측의 전력 강화조치가 미군주 전투병력의 살수에 선행되어야 할것임을 다시금 강력히 주장하지 않을수 없다.
더욱이, 명백히 월남전국의 추이와 밀접한 연관을 가졌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북괴의 남한에 대한 가중된 도발위협에 직면하여 어느 때보다도 주월군을 포함한 전체 우리 국군의 전력강화 문제가 절실한 과제로「클로스·업」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부는 이미 혁혁한 성가를 획득한 막강의 방공군대로서의 우리 국군의 화력증강·장비강화등을 최우선적으로 달성함으로써 월남과 전동남아지역에서의 힘의우위를 계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미국측과 협의, 기필코 달성해야할 것으로 믿는다.
이런관점에서 우리는「닉슨」대통령이 「미드웨이」회담직후와 지난17일 「워싱턴」에서 연3회에걸쳐 「본스틸」주한「유엔」군총사령관과 가진 일련의 회담결과를 주시하고자하는 바이며, 내8월로예정된 「로저즈」국무및 「레어드」국방장관의 내한에 앞서서라도 주월국군의 화력증강, 해·공군 및 병참지원의 강화, 장비이양등 전면적인 전력증강 조치가 시각을다투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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