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서 주고받는 e-메일은 더 이상 당신 것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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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개인용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있다하더라도 회사 시스템 상에서는 '개인 e-메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술발전으로 대규모 직원 감시가 갈수록 더 쉬워지면서 이렇게 첨단기술을 사용해 직원들을 감시하는 일이 점차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일렉트라닉 프런티어(Electronic Frontier)재단의 샤리 스틸은 "그들에겐 e-메일을 감시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직원에게 말해줄 법적 의무가 없다"며 "법적으로 직장에서 사무를 보면서 사용하는 장비는 고용주 소유이다. 그러므로 고용주에게는 그 장비로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발신자 신원 파악 및 경고 메시지를 발생시키는 핵심어들을 검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주문 제작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메일이나 스팸 메일에 포함된 일련의 핵심어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일단 회사측이 어떤 키워드를 검색할 지 방침을 결정하게 되면, 차후 검토을 위해 일단 e-메일을 차단하고 따로 저장해 둘 것인지 아니면 곧바로 휴지통에 버릴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포춘지 선정 5백개 기업 중 1백개 기업이 사용중인 e-메일 감시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고 있는 텀블위드 커뮤니케이션스(Tumbleweed Communications)의 최고 경영자 제프 스미스는 "지금은 1984년이 아니라 2002년이다. 맞다. 이건 소설속 '빅 브라더'같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텀블위드같은 업체들은 자사 상품이 웹 서핑 등으로 시간 낭비하는 직원들을 추적하고 피해가 막심한 바이러스나 버그를 퍼뜨릴 수 있는 유해 e-메일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인터넷 감시 강화

그렇다면 e-메일 감독이 얼마나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인가?

지난해 기업체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e-메일 내용을 저장 및 검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1997년 당시보다 세배나 급증해 무려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실수로 차단된 e-메일의 숫자는 측정할 수 조차 없다.

CNN은 스미스에게 그의 소프트웨어에 의해 수신자에게 반송된 자선 기금 마련 단체와의 모임 약속을 잡는 내용을 담은 e-메일을 보여줬다. 이 이메일에는 달러 표시와 금융회사의 이름들이 포함돼있긴 했지만 그밖에 또 유해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스미스는 "이 메일은 호환성 문제 때문에 차단됐을 수 있다. 아니면 그 대신 소프트웨어가 스팸메일이라고 결정지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가 e-메일 체계를 관리한다는 것은 분명히 걱정되는 상황이고 강경책이랄 수 있다.

SAN FRANCISCO, California (CNN) / 김내은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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