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망 되찾아야할 국영기업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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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6일부터 28일까지의 사이에 8개 국영기업체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번 주주총회는 25명에 달하는 중역이 개보선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있다.
국영기업체는 민간기업과 달라서 그 운영상태가 국민경제에 곧장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영기업은 사회자본의 성격을 띠고 있거나 독점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잘잘못을 곧 국민경제에 중대한 인쇄반응을 미친다는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과오는 사실상 변형된 조세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국민생활을 압박할 뿐만 아니라 경제의 효율적 성장에 지장을 가져온다. 반대로 그들이 훌륭히 운영되는 경우에는 국민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 직접간접으로 기여하는바 큰 것이다.
이와 같이 경제적 의의가 큰 ,국영기업체는 누가 보아도 깨끗하고 훌륭히 경영되어야할 사회적 사명을 띠고 있는 것이나 유감스럽게도 그동안의 실적은 대부분 국민을 실망시키는 쪽이었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당국은 생산·판매·이익·표준원가 등 경영지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서 경영진의 성격을 가름한다는 정책을 세우고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늘의 국영기업이 간직하고있는 모순을 정확하게 판정하기는 어렵다. 종래의 타성으로 본다면 그들은 경영상의 불합리나 낭비, 그리고 부패·부정 등을 요금이나 가격인상으로 얼버무리는 경향이 짙었으며, 그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불합리한 경영을 했어도 정치적 수완여하에 따라서는 경영성적이 훌륭한 것처럼 지표로 나타낼 수도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국영기업의 경영성적을 판정하는 기준은 객관적인 경영지표도 중요하지만, 내재적인 질적 기준이 더욱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음을 강조하고싶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오늘날 일반화하여 있는 국영기업체의 부패 부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이나 요금인상으로 이익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내재적인 부패 부정은 숨겨지는 것이므로 이익금이 많다는 것만으로 우열을 가려서는 아니될 것이다. 공금의 횡류나 구판상의 부패 부정행위로 오늘날 국영기업체의 간부직원들이 호사하고 치부한다는 사회적인 지탄을 깨끗이 일소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영기업이 이룩되도록 하는 계기를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할 것이다.
또한 국영기업이 갖는 사회적 기능으로 보아 그 경영진은 사회적으로 가장 우수한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솔직이 말하여 그동안의 인사는 감투 배분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고 있었다. 마치 퇴역장군의 복지 「센터」같은 인상을 주는 인사정책을 반복한다면 이는 국민을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출신성분에 따라서 그 능력을 가늠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능력 없는 간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기업은 부정부패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필연성이 개재되는 것이므로 경영진인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경제의 계획적 개발이란 조류 속에서 그 비중이 날로 무거워지는 국영기업체는 그동안 잃었던 신망을 되찾고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발판을 더욱 굳게 해야할 것이다.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국영기업은 면목을 일신하여야 하겠으며, 그 쇄신의 계기는 인사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정부당국은 이점 특히 유의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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